"촛불 한 번 불면 케이크 세균 15배"… 그런데 문제는 오히려 다른 곳에?

김진우 기자 2026. 8. 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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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입으로 불어 끄면 케이크 표면의 세균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푸드 리서치(Journal of Food Research)'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촛불을 끈 뒤 케이크 겉면을 덮은 크림(아이싱)에서 검출된 세균은 시료 하나당 평균 2,889CFU로, 촛불을 끄지 않았을 때의 183CFU보다 약 15배 많았다.

세균 수 평균은 183CFU에서 2,889CFU로 약 15배(1,479%) 늘었고, 값을 크기순으로 늘어놓았을 때 한가운데에 오는 중앙값도 150CFU에서 600CFU로 네 배가 됐다.

같은 해 학술지 '인도어 에어(Indoor Air)'에 실린 연구에서는 사람이 한 시간 동안 실내 공기로 세균 유전자 사본을 약 3,700만 개 내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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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입으로 불어 끄면 케이크 표면의 세균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푸드 리서치(Journal of Food Research)'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촛불을 끈 뒤 케이크 겉면을 덮은 크림(아이싱)에서 검출된 세균은 시료 하나당 평균 2,889CFU로, 촛불을 끄지 않았을 때의 183CFU보다 약 15배 많았다. CFU란 세균을 배양했을 때 자라난 집락, 즉 세균 덩어리의 수를 뜻한다. 미국 클렘슨대학교 식품·영양·포장과학과 연구진이 실험 참가자 11명을 대상으로 같은 시험을 세 차례 반복해 얻은 결과다.

다만 연구를 이끈 식품안전 전문가 폴 도슨 교수는 "이 수치가 곧바로 건강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실험이 실제로 무엇을 측정했는지, 그리고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짚어 봤다.

피자 한 조각 먹은 뒤 촛불 17개 끄자, 크림 세균 15배로 늘었다
연구진은 실제 케이크 대신 모형을 만들어 실험했다. 지름 149㎜ 크기의 원형으로 자른 알루미늄 포일을 같은 크기의 스티로폼 받침 위에 올린 뒤, 시중에서 파는 바닐라 크림 18g을 얇게 발랐다. 그 위에는 지름 3.2㎜, 높이 50.8㎜짜리 초 17개를 일정한 간격으로 꽂았다. 참가자에게는 촛불을 끄기 전 뜨거운 피자 한 조각을 먹였다. 식사를 마친 뒤 디저트로 이어지는 실제 생일상의 순서를 재현하기 위해서였다.

시험은 서로 다른 날에 걸쳐 세 차례 반복했다. 회차마다 촛불을 끄지 않은 비교용 시료(대조군)를 함께 모아, 두 조건을 각각 33건씩 견주었다. 시료를 회수해 배양한 결과, 두 집단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뚜렷했다. 세균 수 평균은 183CFU에서 2,889CFU로 약 15배(1,479%) 늘었고, 값을 크기순으로 늘어놓았을 때 한가운데에 오는 중앙값도 150CFU에서 600CFU로 네 배가 됐다. 차이가 가장 극적으로 벌어진 것은 최댓값이었다. 촛불을 끄지 않은 시료의 최댓값이 300CFU였던 데 비해, 촛불을 끈 시료에서는 3만 7,450CFU까지 치솟아 약 124배(1만 2,383%)에 달했다.

사람마다 100배 넘게 벌어진 결과… 세균은 숨결을 타고 나왔다
평균값보다 더 눈길을 끈 대목은 사람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렸다는 점이다. 측정값이 얼마나 넓게 흩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준편차는 112CFU에서 6,620CFU로 커졌고, 값이 퍼진 범위 자체가 촛불을 끈 쪽에서 100배가량 넓었다. 똑같이 촛불을 불어도 누가 부느냐에 따라 세균 수가 천차만별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차이를 만든 통로는 날숨, 곧 내쉬는 숨이었다. 논문이 인용한 2012년 '플로스 원(PLOS ONE)'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내쉰 숨에는 공기 1㎥당 693~6,293CFU의 세균이 들어 있었다. 같은 해 학술지 '인도어 에어(Indoor Air)'에 실린 연구에서는 사람이 한 시간 동안 실내 공기로 세균 유전자 사본을 약 3,700만 개 내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플로스 원에 실린 연구를 보면,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2,000개가 넘는 물방울 입자가 배출됐는데 그 지름은 모두 5마이크로미터(㎛)에 못 미쳤다. 이만큼 작은 입자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함께 실어 나른다. 촛불을 끄는 동작은 평소 호흡보다 숨을 세게 내뿜는 행위여서, 호흡기에 있던 미생물이 그만큼 더 많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1946년 발표된 고전적 연구에서는 세균을 실은 침방울(비말)의 90%가 공기가 멎은 상태에서 30분 동안 떠 있었다고 보고했다. 사람의 호흡기에 흔히 사는 세균으로는 포도상구균과 연쇄상구균, 코리네박테리움 등이 꼽힌다.

숫자는 커도 곧 위험은 아니다… 단, 아플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숫자는 컸지만, 정작 연구를 수행한 당사자의 평가는 달랐다. 폴 도슨 교수는 미국 시사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내가 보기에 이것은 큰 건강 문제가 아니다"라며 "설령 이 일을 10만 번 되풀이한다 해도 그 때문에 병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를 곧이곧대로 위험으로 옮길 수 없는 까닭은 실험 조건에 있다. 이 연구가 센 것은 세균의 전체 수(일반세균)일 뿐,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아니다. 검사 대상도 실제 케이크가 아니라 포일과 스티로폼으로 만든 모형이었고, 참가자 역시 건강한 성인 11명이었다. 게다가 입안 세균은 대부분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침 속 항균 효소인 라이소자임 등이 이런 미생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야기가 달라지는 지점은 몸이 감염됐을 때다. 논문이 인용한 2008년 플로스 원 연구에서는 인플루엔자A(독감) 환자의 60%가 내쉰 숨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2010년 연구에서는 환자의 81%에게서 날숨 속 인플루엔자 유전물질(RNA)이 확인됐다. 폐렴구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처럼 몸에 원래 살고 있는 세균(상재균) 가운데 일부는 표면 오염을 거쳐 실제로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도슨 교수는 클렘슨대 소식지 '클렘슨 뉴스(Clemson News)'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전까지 이런 습관은 일종의 '도시 괴담'이자 우스갯거리였지만, 이제는 훨씬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 실제로 문제가 된 것은 촛불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과 보관'
한국에서 케이크와 관련해 실제로 문제가 된 지점은 촛불이 아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1년 4월 29일, 온라인에서 판매된 주문제작 케이크와 '케이크 만들기 세트' 147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기준·규격을 어긴 21개 제품을 판매 중단하고 폐기했다고 밝혔다. 위반 내용은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 검출 5건, 빵류에 쓸 수 없는 보존료인 소브산 검출 5건, 인공 색소인 타르색소 기준 초과 6건, 타르색소 표시 누락 5건이었다.

식약처는 오염 경로로 세척·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구와 용기, 손을 씻지 않은 채 이뤄진 제조 과정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작업대와 거품기, 크림을 짜는 짤주머니와 그 끝에 끼우는 깍지 등 크림 만드는 도구를 살균·소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발된 업체는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처분하고, 3개월 안에 현장을 다시 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사서 가져온 뒤의 보관도 변수다. 한국소비자원이 유통기한이 지난 빵류의 품질 변화를 살핀 시험에서, 케이크는 유통기한이 지난 지 이틀째부터 일반세균이 늘기 시작했다. 크림빵은 유통기한이 끝난 시점에는 모든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오지 않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뒤 2~8일 사이에 검출됐다. 굽는 과정을 거치는 식빵이 유통기한 만료 후 20일까지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던 것과는 대비된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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