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광복절 앞두고 "일부러 태극기 뒤집었다" 사실은?

김혜미 기자 2026. 8. 12. 18: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뒤집힌 태극기가 등장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서 큰 논란이 된 주장입니다.

발단은 인천시가 매단 광복절 현수막입니다.

인천시가 최근 인천시청 부근에 내걸은 광복절 관련 현수막 사진. (사진 출처=인천시청 홈페이지)

'제81주년 광복절 빛을 되찾은 그 날'이라는 글귀의 현수막엔 한 여성이 태극기를 높이 치켜든 사진이 함께 담겼습니다.

그런데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볼 때 사진 속 태극 무늬와 괘의 위치가 맞지 않았습니다.

일부 네티즌이 이를 문제 삼았고,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언급하면서 얘기가 커졌습니다.

인천시는 "사람이 정방향으로 들고 있는 태극기를 아래에서 위로 바라본 모습일 뿐, 뒤집힌 모습이 아니"라면서도 논란을 우려해 현수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정치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소속 인천시장(박찬대 인천시장)이 뒤집힌 태극기를 내걸었습니다...(중략) 민주당이 거꾸로 뒤집는 건 오늘은 태극기 내일은 자유대한민국일 수 있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10일 페이스북)

인천시가 내건 현수막 속 태극기 이미지를 자세히 확인해봤습니다.

인천시는 태극기가 뒤집힌 게 아니라 정방향으로 들고 있는 태극기를 아래에서 위로 바라봤을 때 눈에 들어오는 모습(왼쪽 아래 사진 참고)이라고 설명했다. 왼쪽 위는 정방향 태극기다. (사진편집=JTBC)

한 여성이 태극기의 '건(乾)'과 '이(離)'가 그려진 끝부분을 잡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태극기의 정면, 아래에서 비친 모습을 올려다보면 이미지 속 모양이 맞습니다.

그런데도 과거 다른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사용된 비슷한 이미지에 등장한 태극기는 달랐습니다.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성남시가 만든 '광복절 경축식' 책자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8월 광복80주년을 기념해 성남시가 진행한 '광복절 경축식' 책자. 책 표지 속 태극기 이미지는 정방향이다. (사진출처=threads)

거의 비슷한 구도의 이미지이지만 태극기는 보는 사람의 시선에서 바로 보입니다.

온라인에서 "인천시가 일부러 태극기를 뒤집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해당 도안은 인천시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니라 한 디자인 업체의 원본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만세를 부르듯 위로 들어 올린 모습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시점으로 연출된 것"이라며 "태극 문양과 4괘(건곤감리)의 위치와 배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 디자인 업체가 제작한 도안 원본. 한 여성이 하늘을 향해 태극기를 펼쳐 든 모습이다. (출처=클립코리아 홈페이지)

인천시 외에도 과거 여러 지자체에서 원본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했습니다.
해당 업체의 디자인을 활용한 지자체의 게시물. 인천시 현수막에 담긴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태극기가 정방향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진출처=강원도 횡성군 ·경상북도 청도군 공식블로그)

그럼 정방향으로 바로잡은 성남시 책자의 이미지는 어디에서온 걸까.

지난해 성남시에서 책자를 제작한 담당자는 JTBC와의 통화에서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한 BI(브랜드 이미지)를 따서 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위원회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이지만, 당시 문체부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 등의 게시글에서도 똑같은 이미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주간지 등에서 사용한 이미지에는 태극기가 정방향으로 그려져있다.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브랜드 이미지로 추정된다. (사진출처=K공감 페이스북, 민주평통 인스타그램)

업체는 "개인이나 일반 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업종의 주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며 "(정방향 태극기는) 원본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아 자체적으로 편집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인천시가 일부러 태극기를 뒤집어 현수막에 사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취재지원: 이예원 리서처)

아래 링크를 통해 기사 검증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jazzy-background-202.notion.site/JTBC-1659eb1c5fb380599e2debacf70a776a?pvs=4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JTBC는 시청자 여러분의 '팩트체크' 소재를 기다립니다. (factcheck@jtbc.co.kr)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