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를 죄악시” “과세 실익 없어”… 민주당 세제 개편안 수정논의 본격 시동

심윤지·박하얀 기자 2026. 8. 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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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TF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 강화를 담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두고 12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수정 의견이 쏟아졌다. 거주와 보유를 분리하는 새로운 과세 원칙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크지 않은 데다, 비거주 1주택자가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에 나서면서 전월세 매물 잠김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정부가 수정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당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이날 확대 개편 후 첫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TF는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했던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공급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당 차원 기구다. 발족 이후 특별한 활동이 없다가 지난 3일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여당은 정무위·국토교통위·행정안전위 등 상임위 간사단을 포함해 TF를 확대 개편했다.

이날 회의는 이르면 13일 발표될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을 보고받는 자리였지만,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강화하고 실거주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전월세 시장 불안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영배 의원(서울 성북갑)은 회의 직후 “비거주 1주택의 경우를 포함해서 세제와 관련해 우려하시는 여러 목소리, 특히 청년들의 목소리를 다 전달했다”고 말했다.

TF 소속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과세 속도가 너무 가파른 데다, 왜 이러한 세제개편이 필요한지 취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지금은 정부가 비거주를 죄악시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또 다른 TF 소속 의원도 “정부 답변을 들어봐야겠지만 비거주 1주택 대상자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며 “과세의 실익이 없는데 왜 추진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면서 공개적인 수정 요구도 나왔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부동산 때문”이라며 “50조원의 추가세수가 있는데 왜 (부동산 세수) 1조원에 목숨을 걸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는 “당에도 정부 세제 개편안이 매우 임박해서 공유됐다. 내용을 받아보니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당 논의 과정에서 큰 폭의 수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공급 대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 입법예고 기간인 오는 20일까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1일 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수정할 필요가 없는 100% 안을 내라고 한다면 사실 쉽지 않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의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거주와 보유를 분리해 과세한다는 원칙을 큰 틀에서 원점 재검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서울 지역구인 TF 소속 한 의원은 회의 직후 “불가피하게 비거주 상황에 놓이는 경우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직장·교육 등) 예외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경우 예외 인정 범위가 어느 정도 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나, 가뜩이나 복잡한 세제개편안을 땜질식 수정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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