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도 혼자 아닌 집”…안산시가 보여준 ‘집에서의 노후’

박아영 기자 2026. 8. 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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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상록구 일동의 한 주택가엔 평범해 보이는 4층짜리 건물이 있다.

안산시의 '노인케어안심주택'은 현재 상록구 일동과 본오동, 단원구 고잔동 등 3곳에 위치해 있다.

노인케어안심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후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하고, 안산시가 입주자 모집·선정과 운영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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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전국 최초 노인케어안심주택 가보니
개별 공간 거주하며 노후 보낼 수 있어
설계부터 고령층 맞춤형으로 거주 환경 만족도 높아
커뮤니티 공간 프로그램은 입주민과 지역 주민에 개방
경기 안산시 노인케어안심주택 3곳 중 한곳인 안산시 상록구 일동에 위치한 ‘노인케어안심주택’ 전경. 안산시

경기 안산시 상록구 일동의 한 주택가엔 평범해 보이는 4층짜리 건물이 있다. 원룸 열 채가 들어선 ‘일동 노인케어안심주택’이다. 공동현관을 지나자 일반 원룸 건물에서는 보기 드문 넓은 복도와 안전손잡이가 이어졌고, 엘리베이터는 옥상정원과 커뮤니티 공간까지 연결됐다. 

이곳에는 70~80대 이상의 어르신들만 거주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각자의 집에서 생활하지만 거의 매일 얼굴을 마주하며 안부를 나눈다. 혼자 살아도 고립되지 않고 익숙한 지역에서 노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 안산시의 통합돌봄 실험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안산시의 ‘노인케어안심주택’은 현재 상록구 일동과 본오동, 단원구 고잔동 등 3곳에 위치해 있다. 65세 이상 통합돌봄 대상 무주택 어르신이 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의료·돌봄·복지 서비스를 연계해 ‘살던 곳에서 나이 드는 삶(Aging in Place)’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인케어안심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후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하고, 안산시가 입주자 모집·선정과 운영을 맡는다. 세 건물에서 총 29가구를 운영 중이다. 지역 복지관이 관리를 담당하며 전담 사회복지사들도 배정돼 있다. 입주자는 대부분 독거노인으로 임대료는 월 25만원 안팎이다.

노인케어안심주택 내부 화장실에는 안전손잡이, 높낮이 조절 가능 세면대, 목욕 보조 의자 등이 달려 있다. 안산시

건물은 처음부터 고령층 거주를 위한 맞춤형으로 지어졌다. 복도와 실내 곳곳에는 안전손잡이를 설치했고 전동휠체어가 360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통로를 넓게 확보했다. 

각 세대 내부에는 일정 시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복지 담당 부서에 자동으로 알림이 전달되는 움직임 감지센서를 설치해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독립된 생활공간을 보장하면서도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2021년 7월 입주한 이용수(78) 어르신은 주민센터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됐다. 그는 “예전과 지금은 말로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도 마음도 편해졌다”며 “무엇보다 이 나이에도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집은 해와 공기처럼 너무 당연하면서도 고마운 존재”라며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고맙고 안산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일동 노인케어안심주택에 수년째 살고 있는 이용수(78) 어르신이 거주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4층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신체활동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음악에 맞춰 팔을 들어 올리고 공을 주고받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고,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 어르신들도 함께 어울렸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모습에서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지역 돌봄의 거점임을 엿볼 수 있었다.

이은주 안산시부곡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에게도 커뮤니티 공간을 개방해 건강·문화·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매달 반상회와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 간 관계를 만들고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것이 안산시 노인케어안심주택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4층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입주민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안산시의 시도는 초고령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홀로 사는 노인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의료와 돌봄 기반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낯선 요양시설 등보다 익숙한 마을에서 주거와 의료, 돌봄, 이웃 관계를 함께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중심의 통합돌봄 체계는 앞으로 농촌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년희 안산시 돌봄정책과 팀장은 “노인케어안심주택은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의료·돌봄·주거·사회참여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돌봄 플랫폼”이라며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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