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3대 강국 만드는 '인내자본'

2026. 8. 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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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경쟁은 곧 자본 경쟁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해마다 수백조 원을 AI 인프라스트럭처에 쏟아붓고 있고,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국가 차원의 자본을 총동원해 AI 반도체 패권을 다투고 있다.

국민성장펀드에 더해 AI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국가전략산업 차원에서 추진하며 자본과 인프라, 인재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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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가 출자한 TSMC
40년 기다림 끝 세계 1위
메가프로젝트·성장펀드…
AI시대 유니콘 마중물 되길
신성규 리벨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

인공지능(AI) 경쟁은 곧 자본 경쟁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해마다 수백조 원을 AI 인프라스트럭처에 쏟아붓고 있고,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국가 차원의 자본을 총동원해 AI 반도체 패권을 다투고 있다. 기술의 격차는 결국 자본의 격차에서 비롯된다. 이번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AI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했듯, 한국도 자본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정부가 2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자본을 집중하고 최대 15년을 내다보는 초장기 기술펀드까지 조성하는 것은 자본이 곧 무기인 시대에 산업 현장에 큰 힘이 되는 일이다.

AI 반도체는 긴 호흡의 자본, 이른바 '인내 자본'이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다. 칩 하나를 설계하고 검증해 양산에 이르기까지 수년이 걸리고, 그 기간 내내 대규모 자본이 먼저 투입된다. 매출과 이익은 그 뒤에야 따라온다. 한 세대의 칩이 성공해도 곧바로 다음 세대 개발에 더 큰 자본을 쏟아부어야 하는 투자의 연속이다. 단기 회수를 기대하는 자본으로는 완주하기 어려운 구조다. AI 반도체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도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 그 자리에 올랐다. 그래서 국가의 전략 자본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다. 기업에는 기술 개발을 끝까지 완주하게 하는 전략 자산이고, 글로벌 고객과 투자자에게는 국가가 함께한다는 신뢰 자산이다.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국가 전략 자본의 뒷받침은 그 자체로 강력한 신용장이 된다.

인내 자본의 힘은 이미 역사가 증명했다. 대만 정부는 1987년 TSMC 창업 자본의 절반 가까이를 출자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세계 1위 파운드리를 얻었다. 지금도 대만 국가발전기금은 TSMC의 최대주주로서 매년 막대한 배당을 국고로 환수한다. 국가 자본이 한 기업을 키우고, 성장한 기업이 다시 국가 경제와 재정을 떠받치는 구조다. 우리 정부의 행보도 같은 방향이다. 국민성장펀드에 더해 AI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국가전략산업 차원에서 추진하며 자본과 인프라, 인재를 모으고 있다. 이 국가적 투자가 한 번 쓰고 마는 소모성 지원이 아니라, 성과와 함께 돌아와 다시 커지는 순환 투자로 설계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이제 우리 차례다. 한국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자라고 있다. 국가 전략 자본을 받은 기업에는 성과로 증명할 책임이 따른다. 자본이 인내하는 동안 기업은 그 인내의 시간을 하루라도 줄이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 기다림은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은 회사 역시 국내 투자자들이 보내준 긴 호흡의 자본 덕분에 국산 AI 반도체를 세계 무대에 올릴 수 있었고, 그만큼 한국 자본시장과의 약속을 무겁게 여기고 있다. 기업이 성장해 국내 자본시장에 상장하고 투자자와 국민에게 수익으로 보답하면, 그 결실은 다시 생태계로 흘러들어 후속 스타트업을 향한 투자와 인재를 불러 모은다. 인내 자본이 키운 기업이 성과로 답하고, 그 성과가 다음 세대의 도전을 키우는 나라, AI 시대 성장하는 길이라 믿는다.

[신성규 리벨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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