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뭄에 단비…소방차 물줄기에 걱정 한시름 던 밀양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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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수해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또 비가 안와서 말썽이라예."
장기화된 가뭄 속에 저수지 물까지 말라버린 경남 밀양에는 12일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소방본부 소속 물탱크차들이 하나둘 모였다.
가장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인 밀양에는 경기와 강원 등에서 온 40대 물탱크차가 투입돼 삼랑진읍과 하남읍, 청도면, 부북면, 가곡동 등 30곳에 물을 공급했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청운리에는 소방 급수차에서 연결된 호스를 따라 물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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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소방동원령 전국 물탱크차 200대 13일까지 급수 지원
농민들 “지난해 수해 이어 올해는 가뭄 피해, 비 절실”
밀양시 “농업용수 부족 문제 관정 개발 등 불편 최소화”

“작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수해 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또 비가 안와서 말썽이라예.”
장기화된 가뭄 속에 저수지 물까지 말라버린 경남 밀양에는 12일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소방본부 소속 물탱크차들이 하나둘 모였다. 정부가 11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경남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면서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가장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인 밀양에는 경기와 강원 등에서 온 40대 물탱크차가 투입돼 삼랑진읍과 하남읍, 청도면, 부북면, 가곡동 등 30곳에 물을 공급했다.
소방대원들은 바닥에 놓인 소방용 분배기 장치에 물탱크차 호스들을 연결한 뒤 밀양강에서 끌어올린 물을 물탱크에 공급했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밀양으로 투입된 김명학 소방장과 정병재 소방교는 의성 산불 때 국가소방동원령으로 현장 출동한 적은 있지만 가뭄으로 출동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하루 5~6차례 밀양강에서 매회 6000ℓ의 물을 길어 급수 현장을 오가며 농업용수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행여 급수 과정에서 벼가 다칠까 의견을 조율하며 수압을 조절했다. 평균 물탱크 수압은 5~5.5kgf/㎠지만 이날 급수에서 사용된 수압은 2.5kgf/㎠ 정도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청운리에는 소방 급수차에서 연결된 호스를 따라 물이 쏟아졌다. 말라가던 논바닥이 서서히 물을 머금었다. 잎이 말리고, 빨갛게 달아올랐던 논 곳곳에 벌어졌던 균열 사이로도 물이 흘렀다. 한낮에 내리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나 다름없었다.
김명학 소방장은 “먼 거리지만 대민 지원 활동이라는 소방관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급수 후 빠르게 밀양강으로 떠났다.

부북면 청운마을에서 9만 9173㎡(3만 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김태용(64) 이장은 올해처럼 가물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 이장은 “작년에는 물 때문에 수해를 입었는데, 올해는 가뭄 때문에 참 골치가 아프다”며 “가산저수지에서 물을 대서 논농사를 짓는데, 올해는 강수량이 적어 평년의 절반도 안 되는 주 2회 급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급수 지원이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비’라고 말했다. 특히 가산저수지 하류 쪽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가 쪽은 비상이라고 밝혔다. 김 이장은 “급수 횟수를 조절하는 것 보면 밀양강 수위만으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급수로 잠시나마 벼농사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매번 이렇게 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하늘이 야속하다”고 한탄했다.
급수 대상지가 된 청운리 농경지와 함께 가산저수지 하류 등에서 4만 9586㎡(1만 50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50대 조모 씨는 “청운리에 급수한 논은 2479㎡(750평) 규모고,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이라며 “하류 쪽은 벌써 벼가 빨갛게 달아올라 타오르고 있다. 급수차가 와서 당장 물을 대주는 것은 고맙지만 이미 제때 물이 들어가지 않은 벼는 이삭이 제대로 달리지 않을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께 부북면 이통장협의회는 화악산 운주암에서 기우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안병구 시장도 동참했다. 시 관계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기우제에 함께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남은 밀양을 비롯해 도내 전역에서 가뭄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ADMS)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내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3%로, 평년 71.3%의 46.7% 수준에 그친다.
도내 18개 시·군 중 함양을 제외한 전 지역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내려져 있으며, 밀양·거제·함안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다.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평년 대비 저수율에 따라 ‘관심’(70% 이하), ‘주의’(60% 이하), ‘경계’(50% 이하), ‘심각’(40% 이하) 등 4단계로 나뉜다. 밀양지역 저수율은 25.66%다. 평년 74.65%의 34.37% 수준이다. 특히 밀양 백안저수지는 저수율이 1.3%, 웅동저수지는 3.5% 수준까지 떨어졌다.
밀양시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반기면서 농업용수 부족 문제 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시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협력해 저수율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간이 양수 시설을 설치하거나 살수차를 운용하며 비상 용수 공급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국 소방서에서 경남을 돕겠다고 와주신 만큼 용수가 부족한 부분들을 면밀히 살펴 시민들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시민들이 관정 개발을 다수 요청하는 만큼 속히 대책을 세워 실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12일 기준 벼를 비롯해 단감·배·사과 등 과수, 콩·깨·고추 등 밭작물을 중심으로 농경지 2121㏊에 가뭄 피해가 생긴 것으로 집계했다.

밀양=박종완 기자 w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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