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부터 성조숙증까지···한화손보 ‘틈새 보장’ 특허 행보 속 2분기 실적 호조
여성건강보험 배타적 사용권만 22건 확보
영유아 응급질환 이어 성조숙증 검사비까지
2분기 신계약 CSM 3272억···분기 최대 경신

한화손해보험이 기존 보험에서 상대적으로 세밀하게 다루지 않았던 위험을 찾아 새로운 보장으로 상품화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치료비 부담과 고령 운전자 문제 등 개별 위험에서 출발해 2023년 여성 건강보험 출시 이후 임신·출산과 난임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여성암과 정신건강 및 법률비용 등으로 보장 범위를 세분화했다. 최근에는 영유아 응급질환과 성조숙증 검사비까지 새로운 보장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12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손보의 배타적 사용권 행보가 처음부터 여성보험에 집중됐던 것은 아니다. 2022년 한화손보는 'LIFEPLUS 소득안심 건강보험'의 상해질병 치료지원금 특약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연간 급여 본인부담금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보완하는 구조였다. 지급 기준을 임금근로자 중위소득에 연동한 것이 특징이었다.
같은 해에는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발생한 상해를 보장하는 특약으로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별도 보험료 없이 대중교통 이용 중 사망이나 상해후유장해가 발생하면 최대 1000만원을 보장하는 구조였다. 당시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정책과 보험을 결합한 상품이었다.
상품 개발 방향이 크게 달라진 것은 2023년이다. 한화손보는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을 출시하면서 여성의 생애주기를 보험상품 개발의 주요 영역으로 끌어왔다. 첫 상품에서는 출산 후 5년 내 중대질환 보장을 강화하고 난임치료 후 산후관리지원금과 난소과다자극 진단비 및 특정 여성생식기 탈출치료비 등을 담았다. 이 가운데 4개 특약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2024년 출시한 여성건강보험 2.0에서는 보장 범위가 여성암으로 확대됐다. 유방암을 수용체 타입에 따라 세분화한 진단비와 출산장려 가임력 보존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궁 및 난소 특정질환이나 암으로 치료를 앞둔 여성에게 난자동결 시술비를 선지급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같은 해에는 유방암 예후예측검사비 특약도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한화손보는 차병원과 협업해 유방암 환자의 유전자 검사를 활용한 예후예측검사비를 보장했다. 암 진단 이후 치료비뿐 아니라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검사 단계까지 보장 영역을 넓힌 것이다.
출산 자체부터 법률 비용까지
여성건강보험 3.0에서는 보장 영역이 더욱 세분화됐다. 식사장애 입원 직접치료비와 특정수면검사지원비 등 정신건강 관련 보장을 비롯해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 및 특정질병 진단비 등을 추가했다. 임신·출산 관련 질병입원비와 출산 후 1년간 보험료 납입면제도 도입했다. 갑상선암 수술이나 제왕절개수술 이후 발생하는 비대성흉터도 별도 보장 대상으로 포함했다.
출산지원금은 보험의 보장 범위를 질병이나 상해에서 출산이라는 생활 이벤트까지 넓힌 대표적인 사례다. 2024년 출시된 출산지원금 특약은 첫째 출산 시 100만원을 지급하고 둘째는 300만원을 지급한다. 셋째는 500만원을 지급하며 최대 3회까지 지원한다. 장기손해보험에서는 최초로 9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출산지원금은 실제 보험금 지급으로도 이어졌다. 1년의 보장 유예기간을 거쳐 2025년 11월부터 보험금 청구가 시작됐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청구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고 누적 지급 건수도 800건을 넘었다. 2030 여성 가입자의 해당 특약 가입 비율도 46.4%로 나타났다.
여성건강보험의 보장 영역은 2026년에도 이어졌다.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4.0'에서는 임신지원금과 착상확률개선검사비 및 치료에 의한 완경 진단비가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임신지원금 특약은 임신 시 1회 50만원을 지급한다. 산전검사와 임신 관리 등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보완하기 위한 보장이다. 특히 장기손해보험에서 1년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은 최초 사례다. 착상확률개선검사비와 치료에 의한 완경 진단비는 각각 9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여성보험에 건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위험도 들어왔다. 지난 3월에는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법률비용과 'Lady 변호사 상담서비스'가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가정폭력 등으로 가사소송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법률비용을 보장하고 변호사 상담서비스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2023년 7월 출시된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의 배타적 사용권은 총 22건으로 늘었다.
여성에서 영유아·성장으로 보장 세분화
여성보험에서 쌓은 상품 개발 방향은 영유아 관련 보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응급질환을 겨냥한 특약 5종을 개발해 모두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대상은 열성경련과 크룹 및 후두개염 및 알레르기 자반증 등이다. 여기에 저산소증을 동반한 특정질병 진단비와 고열로 응급실을 방문했을 때 추가로 발생하는 검사 및 진료비를 보장하는 특약도 포함됐다.
5개 특약 가운데 열성경련 진단비와 크룹 및 후두개염 진단비 및 알레르기 자반증 진단비는 각각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고열 동반 응급실 내원 치료비와 저산소증 동반 특정질병 진단비는 각각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됐다.
올해 8월에는 어린이의 성조숙증 진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사비까지 보장 범위를 넓혔다. 한화손보가 새롭게 개발한 '성조숙증등진단검사지원비'는 성조숙증 등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GnRH 자극검사 비용을 연간 1회 보장한다.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개발된 담보로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성조숙증 자체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 비용을 보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손보는 이 특약을 '한화 건강쑥쑥 어린이보험'에 탑재했다. 해당 상품에는 성조숙증 검사비 외에도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치료비와 베일리영유아발달검사지원비 및 과잉치발치치료비 등 신규 담보가 함께 포함됐다.
최근 배타적 사용권 사례를 보면 한화손보는 질병이나 사고 자체뿐 아니라 검사와 치료 및 출산과 산후관리 및 법률 대응 등 소비자가 실제 비용을 지출하는 구체적인 순간으로 보장 단위를 세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보험에서는 난임과 임신·출산에서 시작해 여성암과 정신건강 및 완경과 법률비용까지 보장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영유아 응급상황과 성조숙증 검사 등에서도 세분화된 보장을 선보이고 있다.
차별화 상품 판매 늘며 신계약 CSM도 최대
이 같은 상품 전략과 함께 올해 신계약 지표도 개선됐다. 한화손보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6% 증가했다. 장기보험 보험금 예실차가 개선되고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매출액은 1조9774억원으로 15.4% 늘었다.
향후 보험계약에서 인식할 이익을 보여주는 신계약 CSM도 증가했다. 2분기 신계약 CSM은 32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9% 증가했다. 직전 분기 기록한 3024억원을 넘어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상반기 말 보유 CSM은 4조420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2% 증가했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도 증가했다. 월평균 장기보장성 신계약은 77억3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5% 늘었다. 한화손보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의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성건강보험 매출 증가와 신계약 CSM 확대가 함께 나타난 가운데 한화손보가 배타적 사용권을 통해 만들어낸 세분화된 보장을 실제 판매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다만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다고 해서 상품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독창적인 담보가 실제 가입 수요로 이어져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보험금 지급 규모와 손해율도 관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신과 출산에서 여성질환과 정신건강 및 법률비용으로 이어진 한화손보의 여성보험은 영유아 응급질환과 성장 관련 검사로까지 세분화되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틈새 보장을 얼마나 넓은 가입 수요로 연결하고 장기적인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배타적 사용권: 보험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보험상품이나 특약에 대해 일정 기간 다른 보험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인정하는 권리다. 독창성과 유용성 및 진보성 등을 심사해 부여한다.
☞ 보험계약마진(CSM): 보험계약에서 향후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나타낸 지표다. 보험사의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 신계약 CSM: 새롭게 체결한 보험계약에서 향후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이다. 신규 보험 판매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 보험금 예실차: 보험사가 상품을 설계할 때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지급한 보험금 사이의 차이다. 실제 보험금이 예상보다 적으면 보험금 예실차가 보험사의 손익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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