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두고 '극과 극'…삼전·닉스 목표가 두 배 차이
한투·다올은 고점론 선긋기…"공급 부족 더 심해질 것"
모건스탠리도 "조정 끝"…메모리주 재진입 기회 평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조정이 길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증권가의 시각이 갈리고 있다. 실적과 메모리 수급 전망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면서 같은 종목을 두고 목표주가 차이도 두 배 가까이로 벌어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2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췄고, 신한투자증권도 59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증권이 3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42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각각 낮췄다.
목표주가 하향에는 하반기 이익 증가세 둔화와 보수적인 메모리 가격 전망, 시장금리 상승 등이 반영됐다. 송혜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조정 배경에 대해 "보수적인 가격 전망을 반영해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7%, 9% 낮췄다"고 설명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약진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이와 달리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목표주가를 오히려 높이거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상향했고, 다올투자증권도 420만원을 유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이 2025년 대비 1년 만에 4배 상승했음에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며 "생산 물량이 즉시 출하되면서 메모리 공급사와 고객사 모두 충분한 안전재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2026년 하반기와 2027년으로 갈수록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투자 지속성과 중국 반도체 굴기 등 여러 우려 요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펀더멘털에 미칠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비(非)LTA 거래가격이 전체 평균판매가격(ASP)의 상방 요인으로 지속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 역시 최근 조정을 메모리 업황 종료의 신호로 보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메모리 산업에서 나타난 가장 가파른 조정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전술적 재진입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김다솔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