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아무 문제도 없었다면 안 해본 것… AI 현장 적용 능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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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이 어디까지 갔는지 판단할 때 '어디까지 겪어 보고,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질문합니다. 아무 사고도 없었고, 아무 문제도 없었다면 그건 안 해봤다는 얘기입니다."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1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I 전환(AX) 성과 발표회'에서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경영진부터 AI를 직접 경험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개별 업무의 효율화를 넘어 회사 차원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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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목적 아닌 활용도구… 조직 성과로 이어져야”
사내 생성형 AI ‘H 챗 프로’ 일반·연구직 80% 사용
정의선 회장 요청에 ‘AI 바이브 코딩’ 교육도 실시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이 어디까지 갔는지 판단할 때 ‘어디까지 겪어 보고,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질문합니다. 아무 사고도 없었고, 아무 문제도 없었다면 그건 안 해봤다는 얘기입니다.”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1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I 전환(AX) 성과 발표회’에서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사용하고 경험하면서 기업에 필요한 방식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DX)과 AX를 이끌고 있다. 그는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영입했다. 작년 말 사장단 인사에서는 첫 여성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그는 이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AI를 실제 업무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사장은 “AI는 분명 중요한 기술”이라면서도 “AI 역시 IT의 한 축이며 기업이 활용해야 될 도구이지만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하며, 개인의 성과를 넘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흡수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회사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DNA”라고 강조했다.
진 사장 역시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는 데서 출발했다. 2022년 말 챗GPT가 등장하자 직접 유료 서비스를 결제해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굉장히 혁신적인 서비스였고 모처럼 재미있는 기술이 나왔구나 싶어서 한동안 직접 유료로 결제해서 사용해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기술에 대한 가능성도 굉장히 높았지만 환각 현상으로 인해 대고객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아직 힘들겠구나라는 한계도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규모언어모델(LLM)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나 기술의 파급력을 고려해 볼 때 우리 회사에서 전 직원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써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같은 판단은 현대차그룹의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Chat Pro) 구축으로 이어졌다. 이는 임직원들이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지난달 기준 이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으며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임직원의 약 80%가 사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경영진부터 AI를 직접 경험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사장은 이날 정 회장의 요청으로 경영진 대상 ‘바이브 코딩’ 교육을 시작하게 된 일화도 소개했다. 바이브 코딩은 생성형 AI에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만들어주는 개발 방식이다. 전문적인 코딩 지식이 없어도 AI와 대화하며 프로그램이나 업무 도구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진 사장은 “바이브 코딩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정 회장의 의지”라며 “회장께서 ‘코딩 교육을 실시해 줬으면 좋겠다. 코딩을 직접 하고 싶다’고 피드백을 주셨다. 바이브 코딩을 경영진들이 직접해야 AI에 대한 기술을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또 “AI와 관련해 회장님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C레벨 리더들의 일하는 방식과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사장은 AI를 도입하면서도 모든 문제를 AI로 해결해야 한다는 접근에는 선을 그었다. 실제 업무에서 필요한 기술인지, 투입되는 비용만큼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굉장히 많이 보는 게 비용 절감”이라며 “과연 우리가 이 비싼 AI를 써 가지고 풀 문제인가, 아니면 AI가 아닌 룰베이스 알고리즘으로 풀 수 있는 문제인가라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개별 업무의 효율화를 넘어 회사 차원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진 사장은 그중 하나로 차량 개발기간 단축을 꼽았다.
진 사장은 “회사의 차량 개발기간이 중국차에 비해서 긴 편”이라며 “요소별로 어떻게 기간을 단축시킬지, 그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리스크를 AI로 어떻게 풀지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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