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74%, 월소득 200만원 미만.. '생활고' 여전
광복 81주년 앞두고 보훈 예우·후손 지원체계 재점검 부상
[지데일리]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광복 81주년을 앞둔 시점에 과거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연예인의 가족사에 대한 관심과 함께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처한 경제적 현실까지 주목받고 있다.

대정친목회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식민 통치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친일 단체로 평가받는 조직이다. 해당 단체의 주요 인사 명단에 안상호의 이름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의 행적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특정 인물의 이름이 명단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활동 내용과 친일 행위의 정도를 모두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관련 자료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사 논란일수록 확인된 기록과 역사적 맥락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광복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국가적 기념일을 앞둔 만큼 친일 인사의 행적뿐 아니라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이들과 후손들이 오늘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를 보면 당시 조사 대상 독립유공자의 75.9%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타났고, 66%는 신고소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독립유공자가 상당수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노후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후손들의 경제적 형편도 녹록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가 파악한 서울 거주 독립유공자 3대까지의 후손 약 1만7000명을 조사한 결과 74.2%의 월 소득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 후손이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는 국가의 보훈정책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보여준다.
정부는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 가운데 일정한 소득 기준 등을 충족하는 이들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대상과 소득 기준에 따른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세대가 이어질수록 독립유공자의 후손임을 입증하거나 지원 체계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친일 논란 역시 감정적인 공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적 인물의 행적을 객관적인 자료로 검증하고 공적과 과오를 구분해 평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동시에 독립유공자와 후손에 대한 지원 역시 상징적 예우에 그치지 않고 주거와 의료, 교육, 생활 안정 등 현실적인 필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복절은 과거를 기념하는 날에 그치지 않는다.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대우할 것인지 되묻는 날이기도 하다.
하영의 가족사를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친일 행적에 대한 엄정한 역사적 검증과 함께 독립운동가 및 후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보훈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