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하 세종대 교수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부당"

제진아 인턴기자 2026. 8. 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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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로 쌓은 명예 아니라 실력과 국가 지원 덕분"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61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는 배우 하영의 증조부와 관련된 친일 논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박 교수는 8월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영의 증조부가 '조선의 첫 번째 양의'라는 타이틀을 가진 인물로,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이었으며 귀국 후 순종의 주치의가 됐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경력에 대해 친일로 쌓은 명예가 아니라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의 선구자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완용을 치료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완용이 아니라 서민이라도 가능하다면 치료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영의 조부 안부호 교수의 국립소록도병원 근무 이력에 대해서는, 일본이 자국민에게도 한센인 대상 불임수술을 했으며 일부 의사들의 생각으로 행해진 불법 수술이 1948년에 합법화됐고, 해당 법률이 1990년대 이후에야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조선인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며, 비난받아야 할 일이지만 이는 개인의 죄라기보다 시대적 우매함이 만든 죄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일제강점기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각 분야에서 리더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친일파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이들을 모두 부정한다면 일제시대 내내 인재를 키우지 말았어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하영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도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나 지원병 지원자, 창씨개명 신청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의 '순결 강박'과 '친일 강박증'을 비판하며, 식민지화의 흔적을 찾아내려는 태도에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8월 7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근대 의사 안상호라는 주장과 함께 일제강점기 행적이 거론됐다.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과 1918년 매일신보에 등장한 기록 등이 논란의 근거로 제시됐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8월 10일 증조부가 안상호임을 인정하면서도 처음에는 친일 의혹을 부인했다가, 이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의 실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하영이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조부 안부호 교수의 소록도병원 근무 이력도 논란에 추가됐다. 소록도는 일제강점기부터 한센병 환자를 격리해온 곳으로, 강제 단종·낙태 등 인권침해가 국가인권위원회 자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