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에 뛰어든 K리거 신창무 “눈앞에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으니 달려갔을 뿐”

황민국 기자 2026. 8. 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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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창무가 지난 3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아내의 임신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창무가 선행에 나선 다음날 그 아이도 태어났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경향 황민국 기자] 노란색 대형 버스가 갑자기 도로에서 멈췄다.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내린 두 사람은 불붙은 차량들에 달려들어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끌어냈고, 이후 내린 사람들이 소화기로 화재 진압에 나섰다. 지난 9일 새벽 광주 신가동의 제2순환도로에서 일어난 교통 사고 현장이다.

프로축구 광주FC 선수들은 부천FC 원정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오던 길에 귀중한 목숨을 살리는 의인이 됐다. 그리고 이 선행은 이틀 뒤 사고 현장의 영상이 한 유튜브 채널에 제보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위험을 무릎쓰고 운전자를 구한 두 사람 중 한 명이었던 공격수 신창무(34)는 기자와 통화에서 “눈앞에서 불이 난 것을 보니 빨리 차를 세워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119에 먼저 신고한 뒤 불붙은 차량에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달려갔다”고 떠올렸다.

신창무로 추정되는 광주FC 선수가 화재가 난 차량으로 다가가고 있다. 한문철tv 캡처

신창무는 광주FC 동료들과 함께 사람을 구했을 뿐이라고 담백하게 표현했다. 현장 영상을 살펴보면 신창무는 프리드욘슨과 함께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고민도 없이 뛰어 들었다. 몸이 재산인 프로축구 선수로선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신창무는 “사실 불붙은 차의 문을 열 때는 좀 겁이 났다. 피도 많이 흘리는 상황이었다. 내가 다치는 게 겁나는 게 아니라 혹시 구조하다가 더 다치면 어떻게 하느냐는 고민”이라면서 “그래도 불이 더 번지기 전에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프리드욘슨과 함께 힘을 썼다. 운전자가 의식까지 잃은 상태라 서둘러야 했다. 구단 스태프들과 트레이너 등 모두가 힘을 합쳐 화재 진압에 나섰기에 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 신창무에게 이날은 특별했다. 아내가 둘째를 임신해 출산이 임박했다. 신창무는 “어제부터 갑자기 전화기에 불이 났다.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 둘째가 태어난 것을 알고 지인들이 축하하는 전화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내에게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는데 겁도 없이 뛰어든다’고 혼이 났다. 그래도 사람을 구했기에 딸이 건강하게 태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창무는 ‘선행이 복을 부른다’는 표현을 곱씹고 있다. 광주 선수들이 모두 힘을 합쳐 좋은 일을 했으니 올해 축구 농사도 잘 되기만 바라고 있다. 광주는 올해 정규리그 22경기에서 단 1승(8무 13패)에 그치면서 12개팀 중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광주가 남은 16경기에서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2부리그에서 뛰어어 한다. 지난 3월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2로 승리한 뒤 반 년 가까이 인연을 맺지 못한 승리부터 손에 넣어야 한다.

신창무는 “많은 분들이 좋은 일을 했다고 해주시니 우리 팀도 이제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내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다음 경기엔 팬들에게 축구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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