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폭로하자 폭행한 삼촌에 흉기 든 조카 '무죄'⋯대법 "정당행위"

최민성 2026. 8.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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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삼촌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이에 격분해 집에 찾아온 삼촌에게 폭행당한 조카가 흉기를 들어 맞선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정당행위로 볼 수 있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A 씨의 행위는 예고 없이 집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고 흉기로 협박하는 B 씨의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 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행위"라며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타당성), 긴급성, 보충성 등 정당행위 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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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벌금 300만 원⋯2심, 1년 유예
대법원 전경 / 사진 = MBN


어린 시절 삼촌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이에 격분해 집에 찾아온 삼촌에게 폭행당한 조카가 흉기를 들어 맞선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정당행위로 볼 수 있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오늘(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30대 A 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사건은 지난 2023년 1월 A 씨가 삼촌인 70대 B 씨로부터 어린 시절 성추행당한 사실이 있다며 가족들에게 폭로한 것을 계기로 발생했습니다.

격분한 B 씨가 A 씨 집에 찾아가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하자 A 씨는 흉기를 들어 B 씨를 위협했습니다.

검찰은 A 씨와 B 씨를 각각 특수협박과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1심에서 A 씨는 벌금 300만 원, B 씨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A 씨는 2심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B 씨가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A 씨의 행동 자유를 억압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배척했습니다.

다만 2심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부분 있다"며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A 씨에 대해서만 벌금 300만 원의 형을 1년간 유예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씨의 행위를 '정당행위'로 인정해 무죄 취지로 뒤집었습니다.

형법 20조(정당행위)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A 씨의 행위는 예고 없이 집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고 흉기로 협박하는 B 씨의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 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행위"라며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타당성), 긴급성, 보충성 등 정당행위 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특히 "두 사람이 다투게 된 발단과 경위에 비춰 B 씨의 책임이 근원적이고 보다 중하다고 보인다"며 "B 씨의 폭행과 위협에 대항해서 한 A 씨의 행위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가볍고 피해의 정도도 A 씨가 더 중하다"고 짚었습니다.

B 씨가 A 씨의 집에 일방적으로 찾아가 갑작스러운 폭력 행사로 A 씨가 놀라고 위협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싸움이 잠시 중단된 상황에서 B 씨가 서랍을 던지는 등 일방적 폭력행위를 계속하자 A 씨는 제대로 저항조차 하지 못했단 것입니다.

대법원은 "B 씨의 폭력성, 두 사람의 과거부터의 관계, 성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A 씨의 행위는) 감정적으로 격앙되고 두려운 나머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공포심에서 한 행위"라며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언동을 하는 B 씨의 추가적 가해행위를 저지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법원 관계자는 "가정 내 상호 폭력 상황에서 애초 피해자였던 사람이 방어적으로 흉기를 든 경우, 그 순간의 행위만 따로 떼어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상황, 다툼의 경위·역학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당행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최민성 기자 choi.mins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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