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리포트]도시 허파인가, 주거 해법인가…그린벨트 개발 성공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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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추진한다.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공급을 명분으로 한 그린벨트 해제는 신중하고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민간 재개발·재건축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인센티브와 공공임대 활성화 등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도시와 연결되는 개발일수록 교통과 생활 기반시설에 대한 사전 검토가 중요하다"면서 "산림 훼손이나 낮은 비옥토로 보호 가치가 없는 경우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택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대 정부마다 서울시장, 주민들과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놓고 대립했는데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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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원조 런던, 주거난에 개발정책으로 전환
반복되는 사회적 합의 지연, 비용으로 전가
[편집자주] 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추진한다. 난개발과 녹지 축소, 도시 연담화 등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린벨트 해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토지보상 업무를 담당한 A씨는 "사무실에 한 노인이 무단으로 들어와 직원의 뺨을 때린 적이 있다. 그린벨트 보상에 불만을 품은 주민이었다"면서 "그는 정부기관이 서민을 상대로 이래도 되느냐고 항의했는데 보상금으로 수백억원을 받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1971년 난개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그린벨트는 지난 50여년간 수도권의 도시 구조를 규정해 온 철옹성이다. 도심 주택난과 치솟는 집값의 고민 앞에 '도시의 허파를 지켜야 한다'는 보전론과 '주거 안정을 위해 빗장을 풀어야 한다'는 개발론이 거세게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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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도심과 판교 테크노밸리 등이 인접해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 근접성)이 우수했고 낮은 공급가격이 성공 요인으로 평가된다. 시세 대비 약 50~70%의 분양가로 서민·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에 기여했다.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은 강남구 수서동 일대 약 38만㎡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SRT 수서역을 중심으로 주거·상업·업무·교통이 결합된 거점을 조성한 사업이다. SRT와 지하철 3호선, 수인분당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등을 연결해 교통 중심으로 발전했다. 첨단 산업 거점화로 주택공급만이 아닌 R&D(연구개발) 센터, 로봇·AI 클러스터 중심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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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 은계·목감지구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도 지역 내 일자리 창출 능력이 낮았다. 입주 초기 광역버스와 철도 개통이 아파트 입주보다 늦어져 주민들이 수년간 심각한 교통 불편을 겪었다. 그린벨트 개발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선 주택공급, 후 교통대책'으로 추진됐다는 한계가 있다.
그린벨트의 원조인 영국 런던도 이러한 딜레마를 겪었다. 1930년대 도입된 런던의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한 확장을 막고 고유한 생태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지만 도심 내 주택 부족과 집값 급등으로 사회 문제가 커지면서 개발정책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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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증가, 이주 대란 등 부정 요인에도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시즌2와 같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는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심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경우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투자는 지방정부가 부담하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과의 면담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과 도시계획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정부의 입장이 지속해서 대립하면 후보지 확정과 행정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그린벨트 총면적은 149.1㎢로 2000년 166.8㎢에서 17.7㎢(10.6%)가 감소했다. 25년 동안 그린벨트 개발 면적은 한강 둔치를 포함한 여의도동 행정구역의 두 배에 불과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도시와 연결되는 개발일수록 교통과 생활 기반시설에 대한 사전 검토가 중요하다"면서 "산림 훼손이나 낮은 비옥토로 보호 가치가 없는 경우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택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대 정부마다 서울시장, 주민들과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놓고 대립했는데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노향 부장 merry@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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