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태악 부인 동반 출장 '공무수행'? "모두 상대국 초청 없었다"

이유지 2026. 8. 1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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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 비위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배우자를 동반해 다녀온 세 차례 해외출장 모두 상대국 초청 없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만든 출장에 위원장 배우자가 따라가 직원 의전을 받으며 관광까지 한 것인데, 위법 여부를 가를 쟁점인 '공무수행'과 관련이 없었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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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질의 회신… 세 번 다 "초청 없음"
선관위 기획 출장… 노태악 부인 관광도
출장마다 직원 한두 명 비공식 일정 수행
직원들 "배우자 공무수행 없었다" 진술
반환 여비 '4700여만 원'… 횡령액 검토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 비위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배우자를 동반해 다녀온 세 차례 해외출장 모두 상대국 초청 없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만든 출장에 위원장 배우자가 따라가 직원 의전을 받으며 관광까지 한 것인데, 위법 여부를 가를 쟁점인 '공무수행'과 관련이 없었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수본(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노 전 위원장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수사하며 최근 외교부로부터 배우자를 동반한 세 번의 출장에 "(중앙선관위에 대한) 상대국의 초청은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외국의 공식 초청 없이 선관위가 기획한 출장으로, 상대국에서 배우자가 함께오길 청하는 '동부인 초청 프로그램' 역시 없었지만 경비는 모두 선관위 예산에서 지급됐다.

문제가 된 노 전 위원장 배우자 동반 출장은 △2022년 12월 '선거·정치제도 의견수렴 및 재외선거 평가'(호주·뉴질랜드, 7박 9일) △2024년 11월 '해외선거관리기관 교류 및 협력'(독일·에스토니아, 7박 9일) △2025년 11월 '선거제도 발전 및 국제 네트워크 증진'(덴마크·스웨덴, 8박 10일) 세 건이다. 동행한 배우자는 출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출장 계획 문건들에 '위원장 부부동반' 등이 적시되긴 했지만, 외부 공개되는 2024·2025년 결과 보고엔 관련 표현이 없다. 그나마 첫 동반 출장인 2022년 보고서 내 대사관 방문 참석자 명단에 '위원장 내외'가 적혀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그 배우자가 2022년 12월 호주·뉴질랜드 '선거·정치제도 의견수렴 및 재외선거 평가' 국외 출장에서 각국 현지 한국 대사관을 방문해 촬영한 기념사진. 중앙선관위 '위원장 국외순방 결과보고' 발췌

상대국 초청 여부를 확인한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 배우자가 공무수행을 했는지를 따져보고 있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르면, '공무수행을 위해' 배우자를 비롯한 비공무원을 여행케 할 때는 여비를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위원장 국외출장 내역'을 보면 노 전 위원장 배우자가 참석한 공식 일정은 세 차례 출장에서 하나 같이 주호주 대한민국 대사관 등 재외공관 오찬·면담 정도(2022년 2회·2024년 3회·2025년 1회)다.

합수본은 더불어 선관위 직원이 노 전 위원장 배우자의 현지 관광을 수행한 정황도 파악했다. 2022년엔 두 명이 번갈아서, 2024년과 2025년엔 각각 한 명이 배우자의 관광을 사실상 전담했다는 것이다. 결과 보고엔 이들 직원이 공식 일정에 참석한 것으로 기재됐지만, 현장 사진에선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다. 합수본은 직원들 조사에서 "비공식 일정을 수행한 건 맞다" "배우자가 공무수행한 건 없고, 출장에 동행하지 않아도 문제 될 건 없었다" 등 진술을 확보했다.

선관위는 배우자 경비에 대한 주 의원의 서면 질의에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지급했으나, 국민적 눈높이에 다소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 노 전 위원장이 전액 반환해 국고 납입했다"며 "향후엔 동부인 초청 프로그램 외엔 자부담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노 전 위원장이 부인 몫 4,743만8,900원을 반환한 시점은 지난달 20일로, 합수본이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첫 압수수색을 집행한 날이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 배우자의 출장 동행을 공무수행 차원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국외출장 경비 지급 관련 출납계산서 등 압수물을 분석하며 반환된 여비를 횡령액으로 산정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주 의원은 "초청도 없고 사실상 공무수행도 없었다면 국민 혈세로 부부 관광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노 전 위원장이 관행이라고 말한 만큼, 향후 출범할 특별검사 수사에선 역대 위원장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까지 샅샅이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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