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와 홍차 사이 특별한 맛…우롱차,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휘빈 기자 2026. 8. 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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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와 대만에서 나는 우롱차(烏龍茶)는 녹차도 홍차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는 차다. 중국은 차를 녹차·백차·황차·청차·홍차·흑차의 6대다류로 나누고, 여기에 화차(花茶) 등 재가공차를 더해 7대 다류로 부른다.

지금은 중국 안에서도 청차보다 우롱차라는 별칭이 훨씬 널리 쓰인다.

녹차나 홍차가 어린잎 위주로 최소한만 가공하는 것과 달리, 우롱차는 줄기가 붙은 다 자란 잎을 쓴다는 점부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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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tea)는 알지] (7) 우롱차 (상)
중국 푸젠성 우이산 일대에서 시작
녹차·홍차와 달리 줄기 붙은 큰잎 사용
맑고 산뜻한 향부터 깊고 진한 맛까지
우롱차.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남부와 대만에서 나는 우롱차(烏龍茶)는 녹차도 홍차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는 차다. 중국은 차를 녹차·백차·황차·청차·홍차·흑차의 6대다류로 나누고, 여기에 화차(花茶) 등 재가공차를 더해 7대 다류로 부른다. 

우롱차는 이 중 청차(靑茶)의 별칭이다. 지금은 중국 안에서도 청차보다 우롱차라는 별칭이 훨씬 널리 쓰인다. 녹차는 산화를 전혀 시키지 않고 홍차는 완전히 산화시키는 데 비해, 우롱차는 10~80%만 산화시킨다. 이 산화 폭이 7대 다류를 통틀어 가장 넓다. 그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이름 붙은 곳은 푸젠성
중국 푸젠성 우이산. 게티이미지뱅크
‘우롱(烏龍·오룡)’이라는 이름은 찻잎이 까마귀처럼 검고 용처럼 구불거린다는 데서 왔다는 설이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이름이 붙은 장소는 제다 기법이 시작된 장소와 다르다. 서해진 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사는 “청차를 만드는 기법 자체는 푸젠성 우이산에서 시작됐지만, ‘우롱차’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우이산이 아니라 안시(安溪·안계)”라고 설명했다. 

안시에서 태어난 전설도 함께 전해진다. 소룡(蘇龍)이라는 젊은이가 산에서 찻잎을 따 내려오다 지쳐서 나무 밑에서 깜빡 잠이 들었고, 잠에 깨어 허둥지둥 뛰어 내려오는 사이 광주리 속 찻잎들이 서로 부딪혀 가장자리에 상처를 입었다. 이 우연한 상처가 반산화 기법의 시작이 됐다는 이야기다. 서 이사는 “정설은 아니지만 원리적으로는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줄기 붙은 큰 잎을 쓰는 이유
안시철관음(왼쪽)과 대홍포. 서울 갤러리지유
우롱차는 위조(찻잎 시들리기)→요청(흔들어 상처 내기)→살청(가열해 산화 멈추기)→유념(비벼서 모양 잡기)→건조 순으로 만든다. 녹차나 홍차가 어린잎 위주로 최소한만 가공하는 것과 달리, 우롱차는 줄기가 붙은 다 자란 잎을 쓴다는 점부터가 다르다. 대나무 소쿠리에 찻잎을 담고 흔들거나 굴려 가장자리에 일부러 상처를 내면 그 부위부터 산화가 시작된다. 그래서 잎 가운데는 초록빛, 가장자리는 붉은빛을 띠는 ‘녹엽홍변(綠葉紅邊)’ 현상이 나타난다.

원하는 산화 정도에 이르면 가열해 산화를 멈추고(살청), 숯불이나 열풍으로 한번 더 볶아 향을 짙게 만드는 배화(焙火) 과정을 더하기도 한다. 유념 단계에서 잎을 길게 비틀어 마는 ‘조형’, 살짝 뭉치는 ‘반구형’, 완전히 동그랗게 뭉치는 ‘구형’으로 모양도 갈린다. 이 모든 공정을 찻잎을 딴 그날 안에 끝내야 하며, 채엽 시기인 4월 중순부터 20일가량 매일 반복한다. 생찻잎 10㎏을 마련해도 완성품은 1㎏ 안팎에 그친다.

산지·품종마다 엄격히 규격
중국은 산지·품종마다 다른 개성을 아예 국가표준으로 따로 관리한다. 소비자에게 일종의 ‘정품 마크’ 역할을 한다. 우롱차 종류인 철관음·수선·육계·단총·대홍포 등이 저마다 별도의 규격 번호를 받게 된다. 대만식 우롱차는 중국 대륙산과 아예 다른 표준을 갖추고 있다.

▲중국

우이산(武夷山·무이산)=푸젠성 북부의 산악지대로, 대홍포·육계·수선 등 암차(岩茶)의 본향이다. 바위가 많은 정암지구가 핵심 산지로 꼽힌다. 명품으로 알려져 대체로 값이 비싸다.

안시(安溪·안계)=우이산과 같은 푸젠성에 속하며 철관음의 산지로 유명하다. 동그랗게 뭉친 구형 잎에서 은은한 난꽃 향이 우러나는 게 특징이다.

펑황산(鳳凰山·봉황산)=광둥성 차오저우(潮州)시에 위치했으며, 한그루에서 잎을 따는 단총(單叢)차를 만든다. 수백년 된 나무마다 가진 고유의 향미가 매력으로 꼽힌다.

▲대만

아리산(阿里山·아리산)=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지대로 일교차가 크고 안개가 잦다. 청심오룡(青心烏龍), 금훤(金萱) 등이 유명하며 꽃향과 과일향,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신주·묘리(新竹·신죽, 苗栗·묘리)=대만 북서부의 구릉 지대다. 따뜻하고 습해 ‘소록엽선’이라는 작은 벌레가 활발히 자생한다. 이 벌레가 찻잎을 갉아먹으며 생긴 상처를 제다 장인의 손길로 승화시킨 차가 동방미인(東方美人)으로, 달콤한 꿀향을 지녔다, 

핑린(坪林·평림)=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산자락이다. 찻잎을 둥글게 말지 않고 길쭉한 줄기 모양 그대로 살리는 문산포종(文山包種)이 생산된다. 우롱차 중 발효도가 가장 낮아 ‘녹차에 가장 가까운 우롱차’로 불린다.

세월이 만드는 진년우롱
무이암차. 티쿱스토어
백차에 오래 묵힌 노백차가 있듯, 우롱차에도 숙성시킨 진년우롱(陳年烏龍)이 있다. 최소 4년 이상 보관한 차를 진년으로 친다. 시간이 지나며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서서히 중화되고 맛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갓 만든 우롱차가 신선함과 꽃향기를 지녔다면, 진년우롱은 시간이 빚어낸 깊고 은은한 맛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내오거나, 차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다관(茶館)에서 즐긴다. 이런 숙성 스타일은 중국 국가표준에서도 ‘진향형(陳香型)’이라는 별도 향미 유형으로 인정하고 특급부터 1~3급까지 등급을 매긴다.
커피 파는 카페에 가면서도 ‘차 한잔 하지’ 하는 우리들의 무의식에는 ‘어떤 차’가 숨어 있을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도 차 마시는 일이 트렌드가 된 가운데, 대한민국과 세계에서 즐겨 마시는 다양한 차를 만나본다. 생활 속에서 차를 맛있게 마시는 요령과 다구 관리법도 함께 소개한다. 이 기사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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