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CEO 옆 참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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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에는 특별히 제작한 아이맥스 카메라가 쓰였다. 당시 그의 직책은 리처드 겔폰드 아이맥스 최고경영자(CEO)의 '참모장(chief of staff)'이었다.
겔폰드 CEO가 참모장이란 직책을 처음 둔 것은 16년 전이다.
일부 CEO는 참모장 역할을 AI에 맡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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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에는 특별히 제작한 아이맥스 카메라가 쓰였다. 카메라 개발 과정에서 아이맥스 경영진과 연구팀 간 조율을 담당한 사람은 라파엘 뢰슬러. 당시 그의 직책은 리처드 겔폰드 아이맥스 최고경영자(CEO)의 ‘참모장(chief of staff)’이었다.
겔폰드 CEO가 참모장이란 직책을 처음 둔 것은 16년 전이다. 과거의 비서실장이 일정과 단순 업무 관리 중심이었다면 참모장은 좀 더 전략적인 고위직으로 볼 수 있다. CEO가 무엇을 말하고 결정할지 함께 고민하고, 여러 부서를 조율해 실행을 돕는 ‘제2의 두뇌’ 역할이다. 아이맥스 상영관이 세계 90여 개국, 약 2000곳으로 늘어나며 참모장의 중요성도 커졌다.
최근 미국 기업에서 이 같은 참모장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채용 사이트 인디드에 따르면 관련 채용 공고는 2020년 초 이후 85% 늘었다. 기업 경영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고객 관리, 성장 전략 등은 어느 한 부서에만 맡기기 어렵다.
참모장은 부서 간 의견을 조정하고 전사적 과제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챙긴다. 임원 간 의견이 엇갈리면 CEO에게 중립적 시각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정식 지휘권은 없지만 CEO의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오케스트레이터(조율자)’인 셈이다.
일부 CEO는 참모장 역할을 AI에 맡기기도 한다. 데이팅 앱 틴더와 힌지를 운영하는 매치그룹의 스펜서 래스코프 CEO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회의 준비와 일정 관리를 한다. 하지만 래스코프 역시 AI가 훌륭한 인간 참모장의 판단력과 관계 형성 능력까지 대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기업의 참모장 채용 확산을 두고 “남들이 하니까 다 따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로운 관료주의가 유행한다는 시각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새 직책을 하나 더 만드는 게 아니라 복잡한 조직을 얼마나 잘 조율해 성과를 끌어내느냐일 것이다. 국내 기업에서도 CEO 옆 참모장이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 잡을지 궁금하다.
안정락 논설위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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