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복상장 우회 ‘꼼수’…자회사 IPO 후 구다이글로벌 상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 기사는 2026년08월12일 00시2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10조원 몸값'을 노리는 K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본체보다 자회사를 먼저 증시에 입성시키는 '역순 상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구다이글로벌은 크레이버 FI 지분을 사들여 완전자회사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왔으나, 최근에는 크레이버를 먼저 상장하는 역순 상장안을 더 우위에 두고 중복상장 대응 구조를 재검토하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상장 순서를 뒤집으면 자회사 FI들의 투자금 회수와 모회사인 구다이글로벌 IPO를 모두 추진하면서도, 모회사가 먼저 상장됐을 때 자회사 IPO에 요구되는 중복상장 특례심사와 주주보호 절차를 사실상 피해갈 수 있게 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FI 엑시트 먼저 열고 본체 코스피 상장하는 ‘역순 IPO’
모회사 비상장 때 자회사 올리면 주주보호 규제 적용 피해
'20년 시차' 덕산넵코어스·디티에스 첫 예외 승인…구다이는 상장 시차 짧아
시장 “유사 사례 확산 땐 중복상장 규제 취지 무력화 우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박소영 기자] ‘10조원 몸값’을 노리는 K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본체보다 자회사를 먼저 증시에 입성시키는 ‘역순 상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복상장 규제가 상장 모회사의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강화된 주주보호 절차를 요구하는 만큼, 자회사를 먼저 상장해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통로를 열어둔 뒤 모회사를 상장하면 규제 적용을 사실상 비껴갈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순서만 바꿔 중복상장 규제의 취지를 우회하는 ‘꼼수 상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이데일리 취재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자회사인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IPO를 모체보다 먼저 추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크레이버는 ‘스킨1004’를 운영하는 화장품 기업으로, 일본 상장을 위해 현지 법인 크레이버홀딩스를 설립하고 플립(본사 이전) 절차를 마친 상태다. 현재 도쿄증권거래소(TSE)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구다이글로벌은 크레이버 FI 지분을 사들여 완전자회사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왔으나, 최근에는 크레이버를 먼저 상장하는 역순 상장안을 더 우위에 두고 중복상장 대응 구조를 재검토하는 중이다.
“모회사 비상장 땐 보호할 일반주주 없다” 규제 틈새 노린 정교한 셈법
모자 상장 순서를 바꾼 배경에는 강화된 중복상장 규제와 자회사 FI들의 엑시트 문제가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크레이버와 서린컴퍼니, 스킨푸드 등을 잇달아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인수 과정에서 외부 FI들과 공동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크레이버에는 더터닝포인트와 미래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참여했고, 서린컴퍼니에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스킨푸드에는 더함파트너스 등이 투자자로 남아 있다.
모회사인 구다이글로벌에도 IMM프라이빗에쿼티(PE)·프리미어파트너스·IMM인베스트먼트·키움PE·JKL파트너스·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6곳이 총 8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모회사가 먼저 상장될 경우 이후 자회사 IPO가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 되면서 이들의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해질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자회사를 먼저 증시에 상장해 FI의 엑시트 통로를 확보한 뒤 구다이글로벌 본체를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양상이다. 구다이글로벌 역시 IPO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당초 올해 3분기 중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2027년 초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며 최근 주관사단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사전협의도 진행됐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모건스탠리가 주관사단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 안팎까지 거론된다.
구다이글로벌이 검토하는 역순 상장의 핵심 논리는 ‘보호해야 할 모회사 일반주주가 없는 시점에 자회사를 먼저 상장한다’는 데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중복상장 기준은 상장 모회사가 자회사를 추가 상장할 경우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 의견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관련 내용 공시 등 5대 의무를 부과한다. 자회사를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관련 거래소 규정은 지난 3일부터 시행됐다.
반대로 크레이버를 먼저 상장할 당시 구다이글로벌이 비상장사라면 보호 대상이 되는 모회사 일반주주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후 구다이글로벌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크레이버가 이미 상장된 회사라는 사실과 그룹 지배구조를 알고 투자하게 된다. 기존의 ‘상장 모회사→비상장 자회사 IPO’와는 주주가치 훼손의 선후관계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내부 검토 논리다.
결과적으로 상장 순서를 뒤집으면 자회사 FI들의 투자금 회수와 모회사인 구다이글로벌 IPO를 모두 추진하면서도, 모회사가 먼저 상장됐을 때 자회사 IPO에 요구되는 중복상장 특례심사와 주주보호 절차를 사실상 피해갈 수 있게 된다. 구다이글로벌이 자회사 선상장을 검토하는 배경에 중복상장 규제 대응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2/Edaily/20260812013053866iaqn.jpg)
모회사 상장 직전 M&A 자회사 조기 상장의 맹점
최근 중복상장이 예외적으로 허용된 첫 사례가 나온 점도 이 같은 판단과 맞닿아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0일 덕산하이메탈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와 다산네트웍스 자회사 디티에스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두 회사는 모회사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 절차 등을 거쳐 중복상장 원칙금지 기조 이후 첫 예외 승인 사례가 됐다.
다만 구다이글로벌의 경우 기존 사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덕산하이메탈은 2005년, 다산네트웍스는 2000년 각각 증시에 입성해 모회사 상장 이후 20년 이상이 지났다. 덕산넵코어스도 덕산하이메탈이 2021년 외부에서 인수한 방산기업이며, 디티에스 역시 2013년 다산네트웍스가 인수해 그룹에 편입됐다. 모회사 상장과 자회사 상장 추진 간 상당한 시차가 있고 자회사들이 편입 이후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해온 기간도 길다. 다산네트웍스의 코스닥 상장일은 2000년 6월22일이다.
반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수년간 M&A를 통해 편입한 자회사를 모회사 IPO 직전에 먼저 상장하는 구조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상장 시점이 상당히 인접할 경우 장기간 독립적으로 성장해온 자회사의 자연스러운 IPO라기보다 중복상장 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상장 순서를 의도적으로 바꾼 것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해외 상장은 당국 감시 사각지대?…개정 상법·배임 리스크에 본체 심사 걸림돌
크레이버가 일본 증시에 상장한다는 점도 변수다. 일본 거래소에서 진행되는 크레이버 IPO 자체를 한국거래소가 직접 불허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구다이글로벌이 먼저 국내 증시에 상장한 뒤 크레이버를 해외에 상장할 경우에는 현행 중복상장 규정상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가 해외 상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확대하고 총주주의 이익 보호와 전체 주주의 공평한 대우를 명문화했다. 이에 충분한 주주보호 조치 없이 자회사 상장을 결정할 경우 이사들의 충실의무 위반이나 손해배상 책임, 나아가 사안에 따라 배임 논란까지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회사를 먼저 상장하면 이 같은 문제를 상당 부분 비껴갈 수 있지만, 역으로 구다이글로벌 본체의 상장심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거래소가 상장 순서를 변경한 경위와 지배구조,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사실상 규제 우회 목적이 있었는지를 문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자회사 상장과 모회사 상장 사이의 시차가 짧을수록 이른바 ‘꼼수 상장’ 논란은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 사례가 허용될 경우 다른 비상장 기업들도 비슷한 전략을 택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모회사 IPO 계획이 있는 기업들이 비상장 상태에서 보유 자회사들을 먼저 줄줄이 상장한 뒤 마지막에 본체를 증시에 올릴 경우, 상장 모회사의 일반주주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중복상장 규제를 형식적으로 피해갈 수 있어서다.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겠다는 제도 취지가 상장 순서를 바꾸는 방식으로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PEF업계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 FI들의 엑시트가 불확실해질까 봐 우선적으로 도와주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이런 유사 사례가 누적될수록 당국이 트집을 잡을 수밖에 없어 모회사 상장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구다이글로벌의 역순 상장 방안이 실제 실행될지는 크레이버의 선상장 일정과 거래소·금융당국과의 협의 결과에 달릴 전망이다. 자회사 IPO를 앞당길 경우 당초 3분기로 예정했던 구다이글로벌의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 일정 역시 조정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있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된 확정되지 않은 내용은 자본시장법 등에 따라 회사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상장 방식은) 정부 방침이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잘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영의 (yu0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참았던 개미들 분노 터졌다…상폐위기 '이 회사'의 포상금 잔치
- "17도까지 떨어진다"...'日 관통' 태풍 찬홈, 한국 영향은?
- [그해 오늘] "이젠 끝이야"…520명 앗아간 'JAL 123편' 추락사고
- “이완용 간땡이 스퀴시”…광복절 ‘매국노 조롱잔치’ 열린다
- "삼전닉스 다닌다고 말 못해"...외신이 주목한 '한국 인기男'
- 에어컨 '이 버튼' 눌렀더니…"전기요금 반값 됐네"
- "15만원 뿌리고 500만원 더 뜯어가"...자영업 증세?
- "40만전자 간다며"…돌변한 증권가, 무슨 일
- 파업 강도 높이는 현대차 노조…폭스바겐과 격차 좁히기 찬물
- [단독]'극비' 코인 과세고시 자문단 24일 회동…각서까지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