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오픈AI·딥시크·문샷AI ‘상장 전쟁’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표 AI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IPO 서류를 제출했고, 중국에서는 딥시크와 문샷AI가 각각 상하이와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기술과 투자 유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증시 경쟁’으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 1등 상장은?
상장 절차가 가장 빠른 곳은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스로픽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 6월 1일 SEC에 IPO를 위한 등록 서류를 비공개 제출했다. 공모 규모와 상장 거래소,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도 일주일 뒤인 6월 8일 SEC에 IPO를 위한 비공개 서류를 제출했다. 한때 시장에서는 빠르면 올 9월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내년으로 상장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가 주식 시장 불안과 기업가치 손실 등에 대한 우려로 IPO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최대 1조달러(약 140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문사들은 올해 상장하려면 기업가치 기대치를 낮추거나, 1조달러 수준의 평가를 원한다면 2027년까지 기다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업가치 평가에서는 앤스로픽이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 기준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9650억달러, 오픈AI는 8520억달러로 평가된다. 모닝스타는 “앤스로픽이 먼저 상장하게 된다면 기업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오픈AI의 상장 연기는 재무 상태나 AI 산업의 경제성이 과대 평가됐다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 중국 AI도 상장
중국 AI 업체들도 뒤를 쫓고 있다. 중국의 대표 생성형 AI 업체 딥시크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기술주 중심 시장인 커촹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딥시크는 회계법인과 투자은행(IB) 등과 IPO 준비 작업에 착수했으며 올해 안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상장은 2027년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키미’로 유명한 문샷AI는 홍콩 증시를 노리고 있다. 문샷은 골드만삭스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등과 IPO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기존 중국 외 투자금을 받기 위해 구축했던 구조를 중국 중심으로 다시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AI와 같은 전략 기술 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영향력을 경계하고 있는 만큼, 홍콩 상장에 앞서 중국 투자금 위주로 재정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지배 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국 국책 펀드와 관영 매체 인민일보 등 국유 자본이 새 주주로 대거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한때는 이르면 이달 안 상장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IPO가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최대 수혜주는?
생성형 AI들이 IPO 채비에 나서면서 이들에 일찌감치 돈을 댄 상장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오픈AI 상장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곳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다. 소프트뱅크는 10월까지 오픈AI에 누적 646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13%를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직접적인 AI IPO 수혜주로 꼽히는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2023년 앤스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한 초기 투자자다. 투자 당시 약 2%였던 지분율은 이후 앤스로픽이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면서 0.3% 안팎으로 희석됐지만, SK텔레콤은 최근 앤스로픽의 시리즈H 투자에도 추가로 참여했다. 추가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마존·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앤스로픽 투자자다.
중국 딥시크의 첫 외부 투자에는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 등이 참여했다. 중국 국가 AI 펀드와 JD닷컴 등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샷AI의 주요 후원자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있다.
다만 ‘IPO 수혜주’라고 해서 모두 같은 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보유 지분이 모회사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IPO 때 인정받는 기업 가치, 보호 예수와 지분 매각 가능 여부 등에 따라 실제 주가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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