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유니콘’ 무신사, 올리브영에 도전장

정해민 기자 2026. 8.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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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 경쟁

CJ올리브영이 장악한 국내 오프라인 H&B(헬스앤뷰티) 시장에 패션·뷰티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무신사가 도전장을 냈다. 다음 달 서울 홍대를 시작으로 성수·제주에 잇달아 대형 화장품 전문 매장을 열고, 연말까지 의류·잡화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45곳에 화장품 판매 코너를 들인다. 경쟁자가 사라진 뒤 올리브영의 독무대였던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에 4년 만에 다시 경쟁의 막이 오르게 됐다.

지난달 서울 중구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서울 성동구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의 2층 매장의 모습. /무신사

국내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은 2022년 롯데쇼핑(롭스)과 GS리테일(랄라블라)이 잇달아 철수하면서, 올리브영이 전국 판매망을 가진 유일한 사업자로 남았다. 이후 올리브영은 방한 외국인 급증과 K뷰티 인기를 타고 전국 점포를 1367개까지 늘렸고 매출은 5조원대로 커졌다. 올해는 한국을 넘어 미국 진출에 나섰는데, 정작 안방에서 무신사의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

◇K컬처 성지 홍대·성수에 진출하는 무신사

무신사는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다음 달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400여 평 규모의 뷰티 전문점을 열고, 11월에는 성동구 성수역 인근 연무장길에 같은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연다. 같은 달 제주에도 전문점을 낸다. 무신사 고위 관계자는 “화장품 유통 시장에서 상징성이 강한 홍대와 성수, 제주에서 올리브영을 잡으면 이후 전국 확장은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점과 별개로 기존 의류 매장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숍인숍’도 확장 중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대형 의류·잡화 매장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2층에 약 150평 규모의 첫 상설 뷰티 코너를 마련했고, 현재 무신사 스탠다드 42곳 중 38곳에서 화장품을 팔고 있다. 연말까지 매장을 50곳으로 늘리면서 이 중 45곳에 화장품 코너를 둘 계획이다. 대형 전문점으로 상징 상권을 공략하고, 전국의 의류 매장을 화장품 접점으로 바꾸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올리브영, ‘무신사 옆 출점’으로 맞불

올리브영은 무신사의 신규 점포 바로 옆자리를 파고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 이미 8개 점포를 두고 있는데도, 무신사 예정지 바로 옆과 맞은편 건물에 신규 점포 2곳을 준비 중이다. 4개 점포가 있는 성수역 인근에서도 무신사 예정지 주변에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신규 진입자의 예정지 주변에 의도적으로 점포를 집중시켜 초반 안착을 막는 ‘표적 출점’이다.

외형만 보면 올리브영이 이렇게까지 긴장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무신사의 작년 매출은 1조3529억원으로 올리브영의 4분의 1 수준이고, 오프라인 점포 수는 30배 넘게 차이 난다. 그런데도 올리브영이 맞불을 놓는 건 무신사의 잠재력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의류 시장에서 일본 유니클로와 경쟁하는 무신사는 국내 20~40대에서 인지도가 높다. 무신사는 미국·일본·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호주 등 해외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화장품 수급 능력과 성장세도 무섭다. 무신사 온라인 뷰티 스토어에는 화장품 브랜드 2000여 곳이 입점해 4만여 상품을 팔고 있고, 올 상반기 거래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1% 급증했다. 성수 메가스토어 뷰티 매장에만 500여 브랜드가 상품을 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과거 롭스와 랄라블라가 공격적으로 확장할 때도 경쟁사 매장 인근에 신규 출점하는 전략으로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며 “다만 신흥 강자인 무신사에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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