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에 ‘와사비’ 값 14원 물리니… 손님 재방문 의사 9.1% 떨어졌다[박재혁의 데이터로 보는 세상]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2026. 8. 1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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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방 강연을 위한 출장 중 바닷가 근처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난처한 일을 겪었다. 1인 손님을 받지 않는 식당이 적지 않았고, 1인분 주문이 가능한 곳도 인근 지역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을 받았다.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들이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가격을 몇 배 올려 다시 판매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호텔일수록 저렴한 방이 일찍 예약 마감돼 소비자가 직면하는 최소 이용 가능 금액이 훌쩍 뛰게 되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의 준거 가격 기준이 흔들리며 강한 불만을 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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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호텔 995곳 객실 요금 분석하니
룸 타입-숙박 주간별 가격차 클수록 소비자들 “가격 공정성 낮다” 평가
SNS 식당광고서 추가 요금 표시 땐 클릭률 하락, 가격 인상보다 반감 커
단기 수익 좇다 손님 발길 돌릴 위험
Gemini AI 이미지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휴가철 ‘바가지요금’의 경제학

최근 지방 강연을 위한 출장 중 바닷가 근처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난처한 일을 겪었다. 1인 손님을 받지 않는 식당이 적지 않았고, 1인분 주문이 가능한 곳도 인근 지역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을 받았다. 피서지 상인들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가격을 올리거나 판매 조건을 제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

휴가철이나 연휴, 대규모 축제가 열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식당이나 숙소 등의 요금이 급등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들이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가격을 몇 배 올려 다시 판매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단기 수익을 노린 업체들의 이 같은 가격 차별 전략은 과연 중장기적으로도 득이 될까?

첫 번째 연구(연구①)는 세계적인 호텔 예약 플랫폼 부킹닷컴에 등록된 이탈리아 호텔 995곳을 대상으로 2018년 여름 시즌의 객실 요금 37만8961건과 숙박객들이 부여한 평점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런 뒤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대비 가치를 나타내는 ‘가성비 점수’와 객실 자체의 품질을 뜻하는 ‘전반적 만족도’의 차이를 구하고, 그 값을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공정성’ 지표로 삼았다.

분석 결과, 객실 요금의 변동성이 클수록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공정성은 유의미하게 하락했다. 특히 예약 시점에 따른 차이보다는, 객실 타입(표준 룸과 고급 룸 등)에 따른 요금 차이나 숙박 주간(성수기 여부)에 따른 요금 변동 폭이 클수록 소비자는 해당 호텔의 가격 정책을 더욱 불공정하다고 평가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호텔일수록 저렴한 방이 일찍 예약 마감돼 소비자가 직면하는 최소 이용 가능 금액이 훌쩍 뛰게 되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의 준거 가격 기준이 흔들리며 강한 불만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통상 무료로 제공해 온 품목에 아주 적은 금액의 추가 요금을 부가하는 것은 어떨까? 두 번째 연구(연구②)는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스타그램 내 광고(총 4만9115회 노출)에 대한 A/B 테스트 실험을 했다. A/B 테스트는 이용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비교하는 실험을 말한다.

기본 초밥세트 광고에 작게 ‘(와사비 추가 요금 있음)’이라는 문구를 넣자, 문구가 없는 통제집단 광고(5.07%)에 비해 광고 클릭률이 4.63%로 유의미하게 하락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 504명에게 25달러짜리 식사를 하던 중 추가 와사비에 대해 1달러, 50센트, 10센트, 1센트, 혹은 0원(무료)을 청구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놀랍게도 단돈 1센트(약 14원)의 추가 요금만 청구해도 식당에 대한 재방문 의사가 7점 만점에 6.38점(무료)에서 5.80점으로 9.1% 떨어졌다. 가격 공정성 인식 역시 6.49점에서 5.85점으로 급락했다.

경제적 타격이 사실상 ‘0’에 가까운 1센트의 요금에 소비자들은 왜 분노하는 것일까? 연구진은 이를 공동체 규범의 위반으로 설명한다. 소비자들은 식당이 기본적인 곁들임 품목 정도는 선의와 배려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는데, 그 영역에 자본주의적 교환 논리(추가 요금)가 들어오면서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후속 실험에서는 와사비에 50센트의 추가 요금을 따로 매기는 것보다, 아예 메인 메뉴 가격을 50센트 올리는 쪽이 소비자의 공정성 인식과 재방문 의도를 훨씬 덜 깎아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는 휴가철이나 대형 행사를 맞이하는 개별 업체의 단기 수익 극대화 전략이 소비자의 가격 공정성 인식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이 누적되면 해당 관광지는 물론 국내 여행 전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결국 소비자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게 할 수 있다. 즉, 일부 업체의 행태가 궁극적으로 관광산업 전체의 수요를 위축시키는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시장경제에서 업체의 가격 결정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이것이 관광산업 생태계 전반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절한 개입과 규제가 불가피하다. 최근 투명한 가격 공시를 유도하고 과도한 요금 인상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지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관이 함께 키워 온 관광자원들이 일부의 무리한 요금 책정으로 인해 그 빛을 잃어서는 안 된다.

연구① Alderighi, Marco, et al. “Consumer perception of price fairness and dynamic pricing: Evidence from Booking. com.”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145 (2022): 769-783.

연구② Lee, Daniel Chaein, et al. “When size doesn’t matter: The impact of unexpected surcharges on consumer reactions.”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208 (2026): 116046.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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