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항공전력 집중' 위기론 비상하나

장영환 기자 2026. 8. 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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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지분율 높여 경영 참여 의지
美·유럽 등 방산기업 사례 없어
기업결합 넘어 국가안보 측면 검토
이륙하는 KF-21. 연합뉴스

한화그룹이 지난 10일 기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지분율을 15.89%로 늘리며 '경영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항공전력 역량'이 한화라는 하나의 민간 기업집단으로 집중되는 세계적 전례가 드문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화는 지난 10일 KAI 지분율 15.89%를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KAI 최대주주는 수출입은행(26.41% 지분)이다.

한화가 KAI 지분율 15%를 넘김에 따라 이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받는다.

이 회사가 '경영 참여'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만큼, 향후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전투기 설계와 체계종합, 항공엔진,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와 주요 항공전자 분야가 사실상 한화그룹이라는 하나의 지배구조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한화 자본이 들어간 KAI는 KF-21과 FA-50 등 군용항공기의 개발과 설계·체계종합·시험평가·최종조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의 동력 등을, 한화시스템은 레이더와 항공전자 분야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세계 주요 전투기 생산국의 산업구조와 비교하면 극히 희귀한 사례다.

미국 F-35도 한 회사가 전투기 전체를 독점적으로 만드는 구조가 아니다. F-35 사업을 주도하는 록히드마틴은 미국 최대 방산업체로, 전투기의 전체 설계와 체계종합, 최종조립을 담당한다. 한국으로 치면 KAI와 비슷하다. 전투기 F135 엔진은 미국 방산·항공기업 RTX 계열의 프랫앤드휘트니가, 레이더는 노스럽그루먼이 개발·생산한다. 전자전 체계는 영국계 글로벌 방산업체 BAE시스템스가 담당한다.

유럽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에어버스와 영국 BAE시스템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가 공동으로 참여해 만든다.

프랑스와 독일·스페인이 추진해 온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역시 마찬가지다. 프랑스 다쏘항공과 유럽 에어버스, 독일 항공엔진업체 MTU에어로엔진스, 유럽 미사일 업체 MBDA, 프랑스 방산전자업체 탈레스 등 분야별 전문기업이 각각 개발에 참여한다.

11일 사천의 한 항공기 기업의 연구원은 "선진국이 기체·엔진·레이더·무장 등을 복수의 독립 기업으로 분산하는 것은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고, 기업 간 기술경쟁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이것이 한 민간 기업집단에 집중되면 이 기업이 만약 경영·생산 문제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국가 핵심 항공전력 전반이 붕괴되는 안보 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업계는 한화가 이미 유도무기, 위성, 우주발사체, 지상·해양 방산사업까지 우주항공 방산업을 두루 영위하고 있는 점이 향후 국내 항공·우주·방산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 중이다.

같은 항공기 기업 관계자는 "하나의 전투기 생산이 한 그룹에 묶여버리면 결코 사업 효율성의 관점에서 볼 수 없다"며 "신규 개발사업에서 타 업체들이 사실상 경쟁 불가능한 구조에 진입조차 못하는 장벽이 희귀한 사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한화의 '통합 방산' 전략이 오히려 국내 방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도 한다. 이것이 기업 그룹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업체 간 조정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또 해외 수출의 경우 통합 수출전략을 짜 해외 대형 방산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등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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