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폭염에 안녕하시죠?” 어르신 살피는 전화 한 통
온열질환 사망자 62% 고령층
여름철 홀몸노인 건강 '빨간불'
주 2~3회 안부 통화·직접 방문
취약계층 맞춤돌봄서비스 활발

"가급적 외출은 자제하고 평소보다 물 등 수분을 자주 섭취하시라고 수시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11일 오후 인천 제물포구 송림6동 제2경로당에서 만난 생활지원사 권인숙(68)씨는 여름철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평소보다 2~3배는 분주해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 주 2~3회 전화 통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맞춤 돌봄 서비스 대상자 안부를 확인해 왔지만 폭염 시에서는 매일은 물론 일부 고위험군의 경우 하루 최소 2회 이상 연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여름 기상 특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인천시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는 등 연일 기록적인 무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종사자들의 활동도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3명이 숨지는 등 지난 5월15일부터 현재까지 총 4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5월15일부터 지난 4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244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의 약 62%가 8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나 취약계층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권씨는 "특히 나이가 들면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탈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라며 "집에 방문하면 혹시나 상한 음식은 없는지 등 평상시 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살펴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름철 극한 폭염이 갈수록 장기화하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는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단순 잠시 쉬어 가는 공간을 넘어 사실상 거주공간이 되기도 한다.
권씨가 관리하는 대상자 배명산(86)씨는 "오전 8시쯤 집에서 나와서 오후 5시쯤 들어간다"라며 "주로 경로당에만 계속 있으니까 올 여름이 그렇게 더운지 잘 모르고 지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상자인 이음전(84)씨도 "이곳에 오면 대화도 하고 제때 밥도 먹을 수 있어 거의 매일 와서 지낸다"라며 "특히 자녀보다도 더 자주 생활지원사 선생님과 통화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권씨와 같은 제물포노인복지관 소속 생활지원사는 모두 28명이다. 이들은 총 416명을 관리하고 있다.
폭염에 지치기는 생활지원사도 마찬가지지만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돼 주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제물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누군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안부를 확인한다는 것 자체가 어르신들에게는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준다"라며 "특히 폭염 상황에서는 어르신 안부 확인 횟수를 늘리고 주말에는 'AI콜' 등 활용해 취약 계층을 빈틈없이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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