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한테 화난 표정 지어도 소용없다…웃는 건 알아보지만, 화난 표정·슬픈 표정은 구별 못 해 [후암동 논문 연구소]

장윤우 2026. 8. 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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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눈치를 본다는 말은 반려인 사이에서 정설처럼 통한다.

연구팀은 얼굴을 보고 개가 반응하는 뇌 부위가 사람 표정 전반이 아니라 웃는 얼굴에만 특별히 반응한다는 근거라고 해석했다.

개의 뇌가 사람의 부정적인 표정을 구별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공포와 비교했을 때만 성립했다.

이어 뇌 반응이 갈렸다고 해서 개가 실제로 두 표정을 알아보고 다르게 행동한다는 근거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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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개가 눈치를 본다는 말은 반려인 사이에서 정설처럼 통한다. 목소리를 낮추면 슬금슬금 다가오고, 표정이 굳으면 눈치껏 물러선다.

그런데 개의 뇌를 들여다보니 웃는 얼굴은 확실히 알아봤지만 화난 얼굴과 슬픈 얼굴은 구별하지 못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오스트리아 빈대 라울 에르난데스-페레스 박사와 라우라 쿠아야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와 멕시코국립자치대(UNAM)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팀은 마취하지 않은 반려견을 MRI에 넣고 사람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 속 인물은 아는 사람의 얼굴을 쓰면 표정이 아니라 반가움에 반응할 수 있어 개가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을 보여줬다.

(A·B) 개 8마리가 사람의 웃는 얼굴을 볼 때 활동이 늘어난 뇌 영역. (C) 노란색이 웃는 얼굴, 회색이 무표정한 얼굴에 대한 반응 크기다. 네 곳 모두 웃는 얼굴 쪽이 높다.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웃는 얼굴은 잘 알아봤다

첫 번째 실험에는 8마리에게 웃는 얼굴과 무표정한 얼굴을 번갈아 보여주고 뇌 반응을 비교했다.

웃는 얼굴을 볼 때 오른쪽 뇌의 넓은 범위에서 활동이 늘었다. 반대로 무표정한 얼굴에 더 강하게 반응한 곳은 없었다.

연구팀은 개가 반응하는 뇌 부위가 보상과 관련된 위치라는 점에 주목했다. 개가 간식을 기대하거나 익숙한 냄새를 맡을 때 켜지는 곳이다. 처음 보는 사람의 웃는 얼굴이 개의 뇌에서 좋은 일이 생길 신호에 가깝게 처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123RF]

여기에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와 사회적 상황을 다루는 부위도 함께 반응했다. 웃는 얼굴이 한 곳에서만 처리되는 게 아니라 뇌의 여러 부위가 같이 반응했다는 의미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12마리에게 기쁨과 함께 슬픔, 분노, 공포를 담은 얼굴을 보여주고 뇌를 촬영했다.

뇌 신호만 보고 개가 어떤 표정을 보고 있는지 맞힌 정확도. 별표가 붙은 왼쪽 세 막대는 기쁨이 낀 문제로, 모두 찍어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부정적 표정끼리 붙인 오른쪽 세 막대는 그렇지 않았다.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화난 표정과 슬픈 표정은 구분하지 못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웃는 얼굴에 반응했던 뇌 부위에서 나온 신호를 컴퓨터에 넣고, 신호만 보고 개가 지금 어떤 표정을 보고 있는지 맞히게 했다.

기쁨과 슬픔을 가려낼 때 정확도는 69.8%였다. 기쁨과 공포는 63.5%, 기쁨과 분노는 60.9%였다. 모두 찍어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인 50%를 넘었다.

부정적인 표정끼리 붙여보자 슬픔과 분노는 54.7%, 슬픔과 공포는 50.0%, 분노와 공포는 48.4%로 찍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가 나왔다.

[123RF]

연구팀은 얼굴을 보고 개가 반응하는 뇌 부위가 사람 표정 전반이 아니라 웃는 얼굴에만 특별히 반응한다는 근거라고 해석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개가 좋은 표정과 나쁜 표정만 구별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어 연구팀은 같은 촬영 자료를 이번에는 뇌 전체의 신호로 넓혀 다시 분석했다.

사람의 부정적인 표정을 구별한 뇌 영역. 위쪽은 슬픈 얼굴과 무서워하는 얼굴을, 아래쪽은 화난 얼굴과 무서워하는 얼굴을 갈라낸 자리다. 슬픈 얼굴과 화난 얼굴을 구별한 영역은 나오지 않았다.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연구팀은 부정적인 표정인 슬픔, 분노, 공포를 둘씩 짝지어 슬픔과 공포, 분노와 공포, 그리고 슬픔과 분노로 그룹 지었다.

이 가운데 두 그룹은 뇌 반응이 서로 달랐다. 슬픈 얼굴과 무서워하는 얼굴을 볼 때와 화난 얼굴과 무서워하는 얼굴을 볼 때도 그랬다.

나머지 그룹인 슬픈 얼굴과 화난 얼굴을 볼 때는 뇌 어느 곳에서도 반응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리하면 공포가 들어간 두 그룹은 구별됐고, 공포가 빠진 그룹은 구별되지 않았다.

개의 뇌가 사람의 부정적인 표정을 구별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공포와 비교했을 때만 성립했다.

무서워하는 표정이 왜 다른 취급을 받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근거로 몇 가지 가능성만 제시했다.

개는 무서워하는 얼굴은 들여다보지만 화난 얼굴은 피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사람의 공포에 찬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슬픈 목소리를 들었을 때보다 스트레스 반응이 크게 나타났다.

[123RF]

새끼 강아지는 사람의 공포와 기쁨 가운데 공포에서 나는 냄새에만 뚜렷하게 반응했다. 공포를 알아채는 능력이 타고났거나 어릴 때 먼저 자리 잡았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슬픔과 분노가 갈리지 않은 이유로는 개가 얼굴보다 몸을 본다는 점이 지목됐다. 사람의 감정을 읽을 때 개는 몸짓을 먼저 참고하고 표정은 뒤에 둔다는 연구가 있다.

[123RF]

다만 연구팀은 결과를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개가 기쁨이나 공포를 사람처럼 개념적으로 이해한다는 뜻이 아니고, 기쁨·슬픔·분노·공포라는 이름표도 사람이 붙인 분류이지 개가 느낀 상태를 가리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 반응이 갈렸다고 해서 개가 실제로 두 표정을 알아보고 다르게 행동한다는 근거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여한 개 대부분이 사람의 신호를 잘 따르고 사람을 오래 쳐다보는 품종으로 알려진 보터콜리였다고 한계를 밝혔다.

또한 움직이지 않는 사진을 썼다는 점과 표본이 12마리로 적어 결과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실험에 참여한 개들은 묶여 있지 않았고 마취도 하지 않아 원하면 언제든 MRI에서 내려올 수 있는 환경이었다.

참고논문

DOI : 10.1016/j.isci.2026.116900

논문 정보 : Hernández-Pérez R, Concha L, Andics A, Dog brain representations of human facial expressions: Encoding happiness and differentiating specific negative expressions, iScience,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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