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ASF·AI ‘3대 가축전염병’ 비상…경북 축산농가 긴장
고병원성 AI 경북 가금농장 5건·야생조류 3건…철저한 방역 요구
SAT1형 구제역 중국·몽골 확산에 정부 백신 확보…포항도 예방 강화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주요 가축전염병이 국내 축산농가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면서 질병별 특성에 맞춘 방역체계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구제역은 백신 접종을 중심으로 예방체계를 갖추고 있는 반면 ASF와 고병원성 AI는 국내에서 정기적인 백신 접종보다 농장 차단방역과 검사, 발생 시 가축처분 등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어 방역 현장의 부담도 적지 않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올해 ASF는 1월 16일부터 3월 16일까지 전국 양돈농장에서 모두 24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7건, 경남 5건, 전남 4건, 충남 3건, 강원·전북 각각 2건, 경북 1건이다. 경북에서는 지난 2월 김천의 양돈농장에서 발생했다.
ASF가 국내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2019년 이후 연도별 발생 건수는 2019년 14건, 2020년 2건, 2021년 5건, 2022년 7건, 2023년 10건, 2024년 11건, 2025년 6건에 이어 올해 24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 16일 이후 양돈농장에서 추가 발생은 없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야생멧돼지를 통한 바이러스 검출이 이어지면서 농장으로의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방역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야생멧돼지 ASF 양성 검출은 강원 2천85건, 경북 1천71건, 경기 703건, 충북 562건, 부산 25건, 대구 18건, 울산 3건으로 집계됐다. 포항에서도 88건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야생멧돼지는 폐사체를 발견하거나 포획한 개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만큼 모든 감염 개체를 사전에 찾아내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야생멧돼지의 이동경로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농가 차단방역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고병원성 AI 역시 경북 축산농가에 현실적인 위협으로 남아 있다.
2025~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AI는 지난 3월 9일 기준 전국 가금농장에서 53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경북이 5건을 차지했다. 야생조류에서는 전국 62건 가운데 경북에서 3건이 검출됐다.
특히 이번 동절기에는 국내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에서 H5N1·H5N6·H5N9 등 3가지 유형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농장 내·외부 소독과 출입통제, 야생조류와 가금류 간 접촉 차단 등 기본 방역수칙 준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구제역에서도 새로운 방역 변수가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기존 구제역에 대해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올해 3월 중국에서 SAT1형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데 이어 5월 몽골에서도 확인되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SAT1형 백신을 확보해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예방접종에 들어갔다. 지난 7월 5일까지 접경지역 소·염소 등 반추류 17만 마리에 대한 SAT1형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1천만두분을 확보·비축할 계획이다.
포항에서도 구제역 예방접종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소를 대상으로 6차례에 걸쳐 2만6천279두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으며 올해도 6차례에 걸쳐 1만6천844두를 접종한 것으로 집계했다.
반면 ASF와 고병원성 AI는 국내 방역 현장에서 구제역처럼 정기적인 백신 접종을 중심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농장 출입통제와 소독, 예찰·검사를 통해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을 막고 발생이 확인되면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가축처분과 이동제한 등 추가 확산을 차단하는 조치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농장 자체 방역능력의 차이도 방역 현장의 과제로 꼽힌다. 대규모 농장은 자체 방역차량과 시설 등을 갖춘 곳이 많지만 소규모 농가는 공동방제단 등 외부 방역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가축전염병은 한 농장에서 발생하더라도 가축처분과 이동제한 등으로 해당 농가뿐 아니라 주변 축산농가까지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발생 이후 수습보다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사전 차단방역이 중요한 이유다.
포항시는 현재 지역 내 구제역과 ASF, 고병원성 AI 발생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상황실 운영과 농가 예찰, 소독 등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에서는 이들 주요 가축전염병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과거 발생으로 큰 피해를 경험한 만큼 농가 예찰과 방역을 강화해 유입 차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