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1년 만에 방한…소형원전 공급망 머리 맞댄다

이영애 2026. 8.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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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를 세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이달 한국을 방문해 한성숙 국무총리와 마주 앉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이달 14일 방한해 한 총리와 회동한다. 게이츠 이사장은 방한 기간 SK와 HD현대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SMR 협업 카드를 점검한다.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 시점은 정부가 SMR 육성에 가속 페달을 밟는 국면과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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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韓·美 SMR 협업
韓 총리 만나 사업 논의할 듯
SK·HD현대 역할 확대 예상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8월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를 세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이달 한국을 방문해 한성숙 국무총리와 마주 앉는다. 소형모듈원전(SMR)을 축으로 한 에너지 협력이 테이블에 오를 핵심 사안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체류 기간 SK, HD현대 등과 잇따라 접촉해 협업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돌릴 전력원으로 SMR을 지목하고 확보 시기를 당기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 SMR 논의 위해 1년 만의 재방문

11일 업계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이달 14일 방한해 한 총리와 회동한다. 총리 면담은 게이츠 이사장 쪽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 의제와 배석자 명단은 테라파워의 주요 주주인 SK그룹이 다듬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방한 기간 SK와 HD현대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SMR 협업 카드를 점검한다. 테라파워 프로젝트 안에서 한국 기업이 맡을 몫을 얼마나 키울지가 논의의 중심에 놓일 전망이다.

2008년 테라파워를 세운 게이츠 이사장은 지금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4세대 원자로 ‘나트륨’은 물 대신 액체 나트륨으로 열을 식히는 소듐냉각고속로(SFR)다. 345㎿급 원자로에 용융염 축열 설비를 붙여 필요할 때 출력을 500㎿까지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출력이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설계로 평가받는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해 8월에도 방한해 이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만났다. 당시 그는 "AI와 반도체 산업이 끌어올리는 전력 수요에 SMR이 유효한 답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차례로 회동해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경로를 살폈다.

이후 1년 사이 양측 관계는 논의 단계를 지나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됐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와이오밍주 케머러 1호기 건설허가를 받아냈다. 상업 규모의 차세대 원전이 미국에서 건설허가를 확보한 첫 사례다.

국내 기업의 지분과 일감도 함께 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이 들고 있던 테라파워 지분 가운데 4000만달러(약 600억원)어치를 넘겨받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나트륨 원자로의 주기기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핵심 설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코어 배럴과 가드 베셀 등 핵심 부품의 제작·공급을 맡기로 했다.

 ◇ 원전 확대 드라이브와 맞물린 방한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 시점은 정부가 SMR 육성에 가속 페달을 밟는 국면과 겹친다. AI 확산으로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넘게 불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도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메가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전력 확보가 산업 정책의 전제 조건이 되면서 정부도 원전과 SMR의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차세대 SMR 육성 추진 방향’은 개발과 실증, 인허가, 사업화를 하나로 묶는 범정부 지원 틀을 가동하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SMR 프로젝트를 띄우고 국내 제조 공급망과 핵연료 생태계를 갖춰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달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전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기존 SMR 확보 계획을 어떻게 앞당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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