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무덤 놔둬" 해리 포터 팬들 항의에… 英, '전력망 노선' 변경

이소라 2026. 8. 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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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8,000억 원대 해저 전력망이 할리우드 영화 '해리 포터' 팬들의 항의로 원래 노선에서 방향을 튼 사실이 전해졌다.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해리 포터 영화에 요정으로 등장하는 캐릭터 '도비'의 가상 무덤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인 것이다.

영화 주인공 해리 포터를 돕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 도비를 묻는 장면의 촬영지인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에 팬들이 만든 도비의 가상 무덤도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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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요정 도비 '가상 무덤' 훼손 우려 커지자
'8000억 원대' 해저 전력망 노선 바꾸기로 결정
할리우드 영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속 도비의 모습. 워너브러더스 해리포터 닷컴 제공

영국의 8,000억 원대 해저 전력망이 할리우드 영화 '해리 포터' 팬들의 항의로 원래 노선에서 방향을 튼 사실이 전해졌다.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해리 포터 영화에 요정으로 등장하는 캐릭터 '도비'의 가상 무덤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인 것이다.

10일 영국 가디언,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에너지 기업 내셔널그리드는 최근 영국과 아일랜드를 연결하는 4억3,000만 파운드(약 8,230억 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전력망 '그린링크 인터커넥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전력망은 영국 웨일스 펨브로크셔에 있는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리 포터'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영화 주인공 해리 포터를 돕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 도비를 묻는 장면의 촬영지인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에 팬들이 만든 도비의 가상 무덤도 있기 때문이었다. 촬영 후 세트장이 철거됐음에도, 팬들이 조약돌을 쌓고 '여기에 해방된 요정 도비가 잠들다'는 문구를 남긴 가상 무덤은 관광 명소가 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사이먼 루들럼은 "원래 전력망은 그 추모 공간을 직통해서 지나갈 예정이었다"며 "(관련 소식이 알져지자) 수백 건의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도비는) 애초 소설 속의 가상 인물이고, 무덤도 허구인데 큰 문제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루들럼의 동료는 "아니다. 이건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루들럼은 기획자들과 협의해 우회 노선을 찾아냈다. 변경된 노선은 실제 청동기 시대로 추정되는 유적지 근처를 지나게 됐지만, 도비의 가상 무덤과는 멀어졌다. 루들럼은 "많은 사람이 이 결정에 매우 기뻐했다. 이제 프로젝트는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고, 도비도 행복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 문화유산 관리기관 내셔널 트러스트는 2022년 여론 수렴을 거쳐 도비의 추모 공간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 해변은 민감한 생태 지역이라 내셔널 트러스트는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방문객에게 양말 등 기념품을 남기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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