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현대차]③ SDV 대중화…독자 기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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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술 완성도와 글로벌 빅테크 의존 가능성, 저조한 소비자 활용도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11일 업계의 소식을 종합하면 최근 현대차는 자사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SDV 대중화를 선언했다.
완성차 업체가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와 AI 기능을 차량에 넣더라도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SDV 투자가 새로운 가치와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SDV가 소비자에게 분명한 가치를 제공한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유인이 생기지만 소비자들의 차량 AI 활용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이 그저 가격 상승 요인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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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생태계 구축은 과제…기술 완성도·소비자 효용 입증 등이 관건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술 완성도와 글로벌 빅테크 의존 가능성, 저조한 소비자 활용도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11일 업계의 소식을 종합하면 최근 현대차는 자사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SDV 대중화를 선언했다. 고급 차종을 중심으로 적용하던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을 대중차까지 넓혀 SDV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SDV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개념을 넘어 소프트웨어가 차량 성능과 기능은 물론 품질까지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일컫는다. 차량의 기능과 성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설계·제어하고 출고 이후에도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자동차의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AI, 데이터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관련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신형 아반떼를 공개하면서 'SDV 대중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플래그십 모델 '더 뉴 그랜저'를 통해 선보인 소프트웨어 경험을 준중형 세단까지 확대해 보다 많은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차량용 AI 비서 '글레오 AI'도 플레오스 커넥트와 함께 핵심 SDV 경험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적용 범위 확대가 곧 SDV 경쟁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레오스는 양산차 적용을 확대하는 단계를 넘어 테슬라 등 SDV 선두 업체와의 기술 완성도 격차를 좁혀야 한다. 독자 OS를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서비스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실제 소비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독자 생태계 '플레오스 커넥트' 내놨지만…빅테크 기업 의존은 '딜레마'
SDV 시대에는 소프트웨어를 '누가 통제'하느냐가 중요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운영체제(OS)를 확보한 구글과 애플이 생태계의 주도권을 쥔 것처럼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도 자체 OS와 데이터 경쟁력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이 플레오스 커넥트를 자체 개발한 이유다. 플레오스를 중심으로 차량과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고 앞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외부 기술 활용 비중이 커질수록 핵심 소프트웨어와 AI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아울러 SDV로 획득한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등 서비스 생태계의 주도권까지 빅테크에 내줄 경우 완성차 업체가 하드웨어 공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외부 협업은 불가피하지만 기술 종속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 기술을 활용하면 부족한 데이터와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외부 기술과 협력하면서도 종속되지 않는 완성차 업체의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플레오스 커넥트의 완성도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릴지도 관건이다. 독자 OS를 확보했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차량에서 사용성과 안정성, 확장성 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플레오스 커넥트를 사용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테슬라를 추격하려면 멀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며 "시작 단계지만 완성도를 높여 독자적인 SDV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차량 AI 주사용률 고작 2%…'SDV 대중화' 소비자 효용은

국산차 이용자의 주사용 기능은 원격 차량 제어가 39%로 가장 많았고 실시간 내비게이션이 31%로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연결은 11%, 차량 상태 확인은 7%였다. 반면 대화형 AI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는 응답은 국산차 2%에 불과했다. 컨슈머인사이트도 국내의 차량 내 AI 기능을 아직 '불모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비율과 비교하면 차량 내 자체 AI를 활용하는 비율은 상당히 낮다"며 "아직 자동차에서는 물리 버튼 등 직관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많아 차량 내 AI 시스템이 확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대중화 외쳤는데 AI는 '옵션'…아반떼 상품 전략도 물음표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내세운 'SDV 대중화'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신형 아반떼의 상품 구성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플레오스 커넥트를 기본 탑재했지만 핵심 SDV 경험으로 내세운 글레오 AI 등은 선택 사양으로 분리했기 때문이다. 기본 트림인 모던에서는 글레오 AI, 내비게이션 등을 이용하려면 별도의 선택 사양으로 추가해야 한다. 현대차가 SDV 대중화를 강조하면서도 핵심 AI 경험에는 정작 추가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엔트리급 모델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SDV가 소비자에게 분명한 가치를 제공한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유인이 생기지만 소비자들의 차량 AI 활용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이 그저 가격 상승 요인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입 가격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상품 구성"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마트폰 연결이나 앱 마켓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별도로 이용할 수 있어 모든 소비자에게 AI와 내비게이션 기능을 일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반면 현대차가 내세운 'SDV 대중화'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가 기존 스마트폰과 외부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상당 부분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면 현대차 자체 OS와 글레오 AI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보다 분명하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차량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이유를 만들어야 SDV 생태계 확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아반떼는 사실상 현대차의 엔트리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며 "신기술을 적용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를 상위 트림이나 추가 옵션으로 구성하면 소비자 부담이 커져 오히려 판매 기회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상품 전략을 세밀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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