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은 여전히 볼넷이 많다? 이의리 볼넷 숫자 보고 다시 이야기 합시다

정철우 2026. 8. 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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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이 다시 흔들렸다.

하지만 지금 김서현의 볼넷 숫자를 들여다보며 "일본 연수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너무 이르다.

볼넷을 내줘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강한 공을 던지는 김서현이다.

김서현의 볼넷 하나하나를 세면서 일본 연수의 성패를 판단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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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일본 연수 후에도 제구 불안은 여전
다만 같은 아카데미 다녀 온 이의리가 왜 성공 평가 받는지 살펴야
볼넷 줄이기 보다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질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중요
출처:한화 이글스

(MHN 정철우 기자) 김서현이 다시 흔들렸다.

일본 단기 연수를 마친 뒤 치른 두 번째 실전에서 또 제구 난조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 김서현의 볼넷 숫자를 들여다보며 "일본 연수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너무 이르다.

이미 같은 장소에서 먼저 연수를 받고 돌아온 KIA 이의리가 답을 보여주고 있다.

이의리 역시 일본 연수를 마쳤다고 갑자기 제구력이 완성된 투수가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근 등판을 보면 그 사실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의리는 일본 연수 이후 3경기 연속 볼넷 없는 투구를 하며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완벽하게 제구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7월 23일 한화전에서 연수 이후 처음으로 볼넷을 내줬고, 7월 29일 삼성전에서는 불과 1이닝 동안 볼넷을 3개나 허용했다.

연수 전 이의리에게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모습이 다시 나타난 셈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이의리는 그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볼넷을 3개나 내주고도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제구는 흔들렸지만 공 자체의 힘은 살아 있었다. 주자를 내보내도 상대 타자를 힘으로 눌렀고 결국 자신의 구위로 위기를 지워냈다.

바로 이 부분을 봐야 한다.
출처:KIA 타이거즈

일본 연수를 다녀온 이의리의 가장 큰 변화는 볼넷 숫자가 완전히 사라진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훨씬 중요하다.

볼넷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주자가 나가도 자신의 공을 믿는다. 제구를 맞추기 위해 힘을 빼기보다 가지고 있는 구위를 그대로 밀어붙인다. 그 결과가 달라졌다. KIA가 이의리를 마무리 후보로까지 생각할 정도로 그의 구위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볼넷이 완전히 사라진 투수라서가 아니다.

볼넷을 내줘도 다시 타자와 승부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김서현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출처:한화 이글스

김서현은 7월 31일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팀이 2-2로 맞선 6회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첫 타자를 내야 땅볼로 잡으며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볼넷이 이어졌다.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만루까지 몰린 뒤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위기에서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과만 보면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일본 지바현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스 랩에서 약 3주 동안 훈련하고 돌아온 뒤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역시 너무 빠른 판단이다.

이의리의 사례가 보여준다. 일본 연수는 볼넷을 하루아침에 없애주는 마법이 아니다.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와 투구 밸런스, 몸을 쓰는 방법을 다시 정비하고 자신이 가진 공을 좀 더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그 과정을 실전에 옮기다 보면 시행착오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김서현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또 볼넷을 줬느냐"가 아니다. 다시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질 수 있느냐가 먼저다. 한화가 김서현을 바라보는 시선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한화는 최근 팀 내부에서 김서현에 대한 언급 자체를 상당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김서현의 심리 상태와 자신감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다. 그만큼 한화가 지금 김서현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출처:KIA 타이거즈

당장 볼넷 하나 줄이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처럼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김서현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김서현은 원래 정교한 제구 하나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다. 최고 시속 160km를 던질 수 있는 폭발적인 구위가 가장 큰 무기다.

국내 투수 가운데 그 정도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힌다. 이 재능은 훈련한다고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볼넷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

150km 초반의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꾸준히 넣는 투수로 변한다면 김서현만의 특별함은 사라질 수 있다. 김서현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제구가 아니다. 160km의 힘을 유지하면서 스트라이크 비율을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구위를 버리고 제구를 얻는 것이 아니라 구위를 지킨 상태에서 제구를 다듬어야 한다. 이의리도 같은 과정을 지나고 있다. 연수 이후 3경기 연속 무볼넷이라는 결과가 나오며 변화가 확인되는 듯했지만 곧 다시 볼넷이 나왔다.

삼성전에서는 1이닝에 3개나 허용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달랐다. 무너지지 않았다. 볼넷 이후에도 자신의 공을 믿고 던졌고 결국 실점을 막았다. 그것이 진짜 변화다.

김서현도 그렇게 가야 한다. 볼넷 하나가 나왔다고 고개를 숙이고, 두 번째 볼넷에서 힘을 빼고, 세 번째 볼넷에서 스트라이크만 넣으려다 맞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출처:한화 이글스

볼넷을 줘도 다시 160km를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야구가 달라진다. 강한 공을 가진 투수에게 볼넷은 반드시 치명적인 약점만은 아니다. 위기에서 삼진을 잡을 수 있다면 스스로 상황을 지울 수 있다.

과거 고효준이 오랜 시간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비슷했다. 제구가 완벽해서가 아니었다. 볼넷을 내주고도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서현에게도 같은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볼넷 숫자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다. "이번에도 볼넷을 줬다"는 평가가 반복되면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 자체에 매몰될 수 있다.

그러면 공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 릴리스 포인트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투구 밸런스가 더 흔들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무너질 수 있다. 한화가 지금 가장 조심하는 것도 그 부분이다.

김서현의 정신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변에서 그의 이름을 꺼내는 것조차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만큼 현재 김서현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적 수정 이상의 문제다.

자신감을 되찾는 일이다. 지난해 김서현은 자신의 공을 믿었다. 160km에 가까운 공을 거침없이 뿌렸다. 타자가 알고도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한화가 되찾고 싶은 김서현은 바로 그 모습이다. 볼넷을 하나도 안 내주는 김서현이 아니다. 볼넷을 내줘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강한 공을 던지는 김서현이다. 이의리가 이미 그 길을 먼저 걷고 있다.

볼넷은 여전히 나온다. 제구가 하루아침에 완벽해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 투구 내용은 달라졌다. 자신감이 생겼고 자신의 공을 믿기 시작했다. 그 변화만으로도 KIA는 이의리를 마무리 후보로 생각할 정도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출처:한화 이글스

김서현도 같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 연수를 다녀온 뒤 두 번의 실전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연수 효과가 있다, 없다"를 결론 내릴 단계가 아니다.

새롭게 정리한 투구 메커니즘을 몸에 익히고 실전에서 반복하며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흔들리는 날도 있어야 한다. 볼넷이 나오는 날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볼넷 이후에도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지 봐야 한다.

김서현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스트라이크만 넣는 투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160km를 던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다. 그 확신이 돌아오면 제구는 그다음에 다듬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고 공의 힘까지 떨어지면 김서현이라는 투수가 가진 가장 큰 무기부터 사라진다. 한화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압박보다 기다림을 택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도 같은 태도다. 김서현의 볼넷 하나하나를 세면서 일본 연수의 성패를 판단할 때가 아니다. 이의리도 볼넷은 다시 나왔다. 그래도 투수는 달라졌다.

김서현 역시 볼넷이 없어지는 것이 변화의 전부가 아니다. 마운드에서 다시 자신의 공을 믿는 모습. 160km를 던지던 지난해의 배짱. 지금 한화가 진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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