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고수의 개장선택] 반도체 팔고 화장품 샀다

이윤형 기자 2026. 8. 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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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주식 초고수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를 대거 팔아치우는 대신 화장품과 전력 인프라, 방산·조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주는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순매도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려, 최근 급등장에서 거둔 수익을 일부 실현하고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순매도에서는 반도체주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주가 대부분 상승장에서 매도 대상이 된 것과 달리 알테오젠은 주가 하락과 순매도가 동시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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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 상위권 에이피알·파마리서치·달바글로벌
제주반도체 7%·에스피지 12% 뛰는데도 매도
주식 초고수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를 대거 팔아치우는 대신 화장품과 전력 인프라, 방산·조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주식 초고수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를 대거 팔아치우는 대신 화장품과 전력 인프라, 방산·조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주는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순매도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려, 최근 급등장에서 거둔 수익을 일부 실현하고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1일 10시00분 기준 미래에셋증권 플랫폼의 '초고수의 선택' 집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 순매수 1위는 비에이치아이였다. 비에이치아이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5만7200원으로 1.96% 상승했다. 이어 에이피알, 대원전선, 파마리서치, LIG넥스원 등이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를 개별 종목이 아닌 업종 단위로 뜯어보면 초고수들의 선택은 더욱 선명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뷰티다. 에이피알이 순매수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파마리서치가 4위, 달바글로벌이 6위, 실리콘투가 7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상위권에 화장품 관련주가 대거 포진한 셈이다.

주가 흐름도 강하다. 에이피알은 0.26% 오른 38만8000원, 파마리서치는 5.61% 급등한 43만3000원에 거래됐다. 달바글로벌도 3.93% 오른 25만1000원이었다. 실리콘투는 0.13% 상승한 3만84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초고수들이 화장품 업종 내에서도 특정 기업 한 곳보다 브랜드·미용기기·유통을 아우르는 K뷰티 밸류체인 전반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 같은 브랜드주뿐 아니라 미용기기·의료미용 관련 파마리서치, 해외 화장품 유통과 연결된 실리콘투까지 매수 대상이 넓게 퍼졌다.
초고수 순매수 상위 10위. [출처=미래에셋증권]

전력·에너지 인프라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들어왔다. 순매수 1위 비에이치아이와 3위 대원전선이 대표적이다.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에너지 설비, 대원전선은 전력망 투자 확대와 맞닿아 있는 종목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데이터센터와 발전설비, 송배전망 증설 수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바깥의 'AI 인프라'로 매수 범위가 확장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방산·조선주도 초고수들의 매수 대상에 포함됐다. LIG넥스원이 순매수 5위에 오른 데 이어 한화오션이 9위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3.07% 내린 9만1500원에 거래됐지만 초고수들은 오히려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 단기 주가 탄력보다 수주와 실적 모멘텀을 보고 접근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선별 매수가 나타났다. 로보티즈가 4.86% 오른 25만9000원으로 순매수 8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0.86% 하락한 40만4500원에서 순매수 10위에 올랐다.

최근 증시에서 로봇과 피지컬 AI가 주요 테마로 부상한 가운데 로보티즈 같은 로봇 전문기업뿐 아니라 로보틱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까지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로봇주가 최근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확인된다. 이달 초에도 국내 증시에서 로봇·피지컬 AI 종목들이 동반 급등한 바 있다.

반면 순매도에서는 반도체주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순매도 1위와 2위가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고 하나마이크론이 3위에 올랐다. 두산테스나와 ISC, 제주반도체, 테스도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라기보다 강한 주가 상승 이후 차익실현 성격에 가까워 보인다.
초고수 순매도 상위 10위. [출처=미래에셋증권]

실제 매도 대상에 오른 종목 상당수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4.28%, 두산테스나는 4.70%, ISC는 4.86%, 제주반도체는 7.53% 뛰었다. 주가가 오르는 종목을 따라 사기보다 강세를 이용해 물량을 덜어내는 모습이다.

특히 제주반도체가 눈에 띈다. 제주반도체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9만4300원으로 7.53% 급등했지만 순매도 8위에 올랐다. 최근 제주반도체는 글로벌 모바일 메모리 경쟁력과 관련한 기대가 부각되며 투자자 관심을 받아왔다.

주가가 큰 폭으로 뛰자 초고수들은 추가 상승을 추격하기보다 일부 차익을 확보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형 반도체주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0.22% 오른 23만500원에 거래된 반면 SK하이닉스는 2.32% 떨어진 138만7000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두 종목 모두 순매도 최상단에 자리했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던 반도체 업종에 대해 고수익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다. 지난 5일에도 미국발 반도체 훈풍으로 국내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는 등 최근 반도체주에는 상당한 상승 탄력이 붙었다.

더 흥미로운 종목은 에스피지다. 에스피지는 이날 12.43% 급등한 12만750원에 거래되며 화면에 표시된 종목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순매도 10위에 올랐다. 최근 로봇주 강세 국면에서 에스피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한 전력이 있다.

로봇이라는 테마 자체에서는 로보티즈를 순매수하면서 에스피지를 순매도했다는 점에서, 초고수들이 테마를 통째로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같은 로봇주 안에서도 종목별 상승 여력과 가격 부담을 따져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순매도 4위 알테오젠은 1.72% 떨어진 34만2000원이었다. 반도체주가 대부분 상승장에서 매도 대상이 된 것과 달리 알테오젠은 주가 하락과 순매도가 동시에 나타났다. 바이오 대형 성장주에 대해서는 단기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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