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친일 후손' 배우 하영, 사과도 반성도 없었다

박정선 기자 2026. 8. 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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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 유튜브 영상 캡처.

알맹이 없는 소속사의 입장문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을 뿐이다. 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결국 인정한 배우 하영(32·본명 안하영)을 향해 더 매서운 눈총이 쏟아지는 이유다.

그간 가문의 친일 이력이 드러난 대중문화예술인들은 고개를 숙이고 역사적 과오를 반성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어떤 이들은 사과와 함께 가족과의 연을 끊었음을 밝히며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나 하영 측의 선택은 결 달랐다. 사과문은 냈으나 정작 대중이 원했던 '진정성 있는 반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11일 소속사 비스터스엔테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배포해 “저희가 앞서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에 대해 말씀드린다.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짚어봐야 할 대목은 사과의 화두다. 이완용 등과 손잡았던 친일 단체 가입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화살은 엉뚱하게도 '성급한 부인으로 혼란을 준 소속사'를 향해 있다. 정작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조상이나 그 후광을 입어온 당사자의 반성은 지워져 있다.

그간 예능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통해 자처해 온 '명문가 마케팅'에 대한 해명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 출연 중 질문에 응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4대 의료가업 이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다”라고 했다. 증조부의 친일을 정말 몰랐던 것인지, 데뷔 이후 그 이력을 왜 적극적으로 전시해 왔는지에 대한 진솔한 고백은 전무하다.

입장문 막바지는 변명과 책임 회피로 가득하다. “당사는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며 다시 한번 소속사의 잘못을 강조했다. 이어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몰랐다면 지금부터라도 역사를 공부하겠다는 다짐이나, 친일의 대가로 축적된 부와 권력에 대한 성찰, 사회적 환원 같은 구체적인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진정성을 찾기 어려운, 너무 가벼운 대응이다. 스스로 의료 명문가의 귀한 자손이라 치켜세울 때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실망스러운 해명을 내놓았다.

하영은 광복절 전날인 오는 14일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증조부의 친일 사실을 인정한 하영이 광복절을 앞두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대중의 눈과 귀가 매섭게 쏠려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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