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美 투자 확대에 마이크론 “미국산 메모리는 우리가 유일…장기계약 더 늘어”

김현일 2026. 8. 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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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 움직임에 대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패키징(후공정)에 집중됐다"고 평가하며 "미국 내 메모리 전공정 팹(fab)에 투자하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사다나 CBO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는 메모리가 아닌 로직 파운드리에 집중됐고, SK하이닉스의 투자도 패키징 시설"이라며 이와 달리 미국 내 메모리 공장 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마이크론의 역량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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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美 키뱅크 기술 리더십 포럼서 대담
삼성은 파운드리, SK는 후공정에 대미투자 집중
“미국산 메모리 가격 프리미엄 반영, 장기 계약”
저사양 메모리 채택 우려에 “총수요는 계속 증가”
“2027년 수급 상황이 2026년보다 더 빠듯할 것”
마이크론은 지난달 9일 미국 뉴욕주 클레이 메가팹 공사 현장에서 첫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했다. 이날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왼쪽 다섯 번째) 미국 상무장관과 산제이 메흐로트라(왼쪽 여섯 번째)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마이크론 SNS]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 움직임에 대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패키징(후공정)에 집중됐다”고 평가하며 “미국 내 메모리 전공정 팹(fab)에 투자하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국산 메모리의 독보적인 가치를 반영해 현지 빅테크 고객사들과 가격 프리미엄이 인정된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속화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 간의 반도체 동맹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셈이다.

수미트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키뱅크 캐피털 마켓이 주최한 기술 리더십 포럼에서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비해 생산능력이 크게 뒤지는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내 투자금액을 20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늘리며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다. 아이다호주에 짓고 있는 1공장은 내년 중순부터 가동하고, 2공장은 2028년 말 가동 예정이다. 뉴욕주에도 공장을 지어 메모리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의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가 들어서는 미국 뉴욕주 클레이 메가팹 부지. [마이크론 SNS]

사다나 CBO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는 메모리가 아닌 로직 파운드리에 집중됐고, SK하이닉스의 투자도 패키징 시설”이라며 이와 달리 미국 내 메모리 공장 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마이크론의 역량을 강조했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최첨단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한 삼성전자는 올해 말 테일러 2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2028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AI 메모리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이 갖춰질 경우 메모리 공장 건설도 가능하다”며 미국 내 두 번째 공장 구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는 마이크론은 투자가 계획대로 실현되면 미국에서 D램의 40%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다나 CBO는 이날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생산한 메모리는 가격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부품 비중을 늘리려는 자국 고객사들에게 더 비싼 가격에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론이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전시한 주요 메모리 제품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김현일 기자

그는 이미 고객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 성격의 전략적고객협약(SCA)에도 이러한 메모리 가격 프리미엄이 반영된 점을 언급했다. SCA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새로운 형태의 장기계약 모델이다.

마이크론은 고객사에 5년에 걸쳐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하고 미리 약정금을 받는 방식으로 SCA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사가 약속한 물량을 구매하지 않아도 반드시 대금을 지급하도록 구속력도 갖췄다.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메모리 가격이 계속 치솟자 다년간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고객사와 공급 안정성을 높이려는 마이크론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 6월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 설명회 당시 16건의 SCA를 맺었다고 발표한 마이크론은 이날 추가 계약 사실도 밝혔다. 사다나 CBO는 “실적 발표 이후 추가로 SCA를 체결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SCA를 체결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자사 HBM4가 탑재된 엔비디아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을 전시했다. 김현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10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의 사례에 비춰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사다나 CBO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이 AI 칩에 탑재할 메모리 사양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두고 “메모리 가격 상승이 아닌 공급부족 때문”이라며 “고객들이 계획한 (AI 칩) 출하량에 조정된 평균 메모리 탑재량을 곱하면 총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7년의 수급 상황이 2026년보다 더 빠듯할 것”이라고 말해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고객사 개별 요구에 맞춰 성능을 최적화하는 맞춤형(커스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도래하면 고객사 한 곳에 메모리 3사가 모두 HBM을 공급하는 구조도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객이 세 회사와 HBM 설계 작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HBM 공급사를 한두 곳만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HBM 시장은 단독 공급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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