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존스법’ 세 번째 적용 유예…韓 조선업 장벽 걷힐까 [美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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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슐랭'은 미국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를 엄선해 전하는 코너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국적 선박이 미국 항구 간에 석유와 기타 상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존스법(Jones Act) 적용 유예를 90일 연장했다.
미국 조선업계와 이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의회 의원들은 존스법 적용 유예가 미국 조선산업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주장해온 바 있다.
또 대통령이 국가방위상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미 해사청(MARAD)이 해당 수요를 충족할 존스법 적격 미국 선박을 이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국토안보부 장관이 적용을 면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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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세 번째 유예…고유가 고육책
번스-톨레프슨법과 함께 한국 조선업
美 진출 장벽…개혁론에도 폐지 난망
※‘美슐랭’은 미국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를 엄선해 전하는 코너입니다. 워싱턴 특파원이 빠르게 소비되는 뉴스를 넘어, 오늘의 미국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맥락과 시각을 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국적 선박이 미국 항구 간에 석유와 기타 상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존스법(Jones Act) 적용 유예를 90일 연장했다. 유가 상승 부담에 존스법 적용을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연기한 것이다. 미 조선업계와 이들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이 정책이 미국 해운·조선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들을 의식해 이번 유예 조치는 포괄적 유예 방식에서 건별 허가 방식으로 바꿔 적용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한 뒤 “자료에 따르면 이번 유예 조치로 휘발유, 경유, 제트연료 등 필수 제품의 미국 내 운송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이후인 지난 3월 18일 유가 상승과 운송료 상승에 따라 존스법 적용을 60일간 유예했고, 4월 말 이를 다시 90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은 세 번째 연장이다. 이는 존스법이 적용되지 않은 사상 최장기간이다.
존스법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해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920년 제정돼 10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미국 항구 간에 운송되는 화물을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기업이 소유하며, 미국인 선원이 승선한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하는 법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자연재해나 송유관 가동 중단 등 일시적인 사유로 개별 항해에 대해 단기간 존스법을 면제해왔지만, 이번처럼 존스법이 장기간 면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최장 기간 존스법 적용이 유예되고 있는데 대해 업계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미국 해운산업의 대표 단체인 미국해양파트너십(American Maritime Partnership)은 로이터통신에 유예 조치가 연장된 데 대해 실망스럽다면서도 기존의 포괄 유예보다 건별 심사를 요구하게 된 것은 개선된 조치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또 각각의 면제 신청에 대해 국가안보상 필요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엄격하게 심사하고, 외국 선박이 미국 항구 간 화물을 운송하도록 허가하기 전에 이용 가능한 미국 선박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약 4개월 반 동안인 8월 3일까지 존스법 면제는 약 208건 승인됐다.

존스법은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보호무역주의 법안으로 꼽힌다. 미 군함과 주요 선체 구조물의 해외 건조를 제한하는 ‘톨레프슨-번스법’과 함께 한국 조선업이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미 정가에선 존스법과 톨레프슨-번스법 모두 개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노동조합과 지역 정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두 제도 모두 원칙적으로 미국 내 건조를 요구하지만 예외를 허용하는 통로는 있다. 존스법은 국방 당국이 군사작전에 미치는 즉각적인 악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경우 국토안보부가 적용을 면제할 수 있다. 또 대통령이 국가방위상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미 해사청(MARAD)이 해당 수요를 충족할 존스법 적격 미국 선박을 이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국토안보부 장관이 적용을 면제할 수 있다. 번스-톨레프슨법은 대통령이 외국 조선소 건조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예외를 승인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은 이를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통보 후 30일 동안은 해당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다만 미 의회가 매년 해군 함정 건조 예산의 해외 조선소 사용을 별도로 제한해 온 만큼 대통령의 예외 승인만으로 해외 건조를 장기간·대규모로 확대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존스법의 경우 공화당 마이크 리 상원의원이 미국 연안운송에 대한 제한을 폐지하는 ‘미국 해역 개방법’(Open America's Waters Act)을 발의하는 등 의회 일각에서 폐지론이 없지 않다. 자유지상주의 성향 워싱턴 싱크탱크 카토연구소도 존스법을 실패한 보호주의 정책으로 규정하고 오랫동안 폐지 또는 개혁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존스법으로 보호받는 미국 해운·조선업계와 노동계의 반발이 강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 상선과 조선산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당장 전면적인 개정이나 폐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최장 기간 존스법 적용을 유예하면서도 법 자체의 개정이나 폐지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이 같은 정치적 부담과 무관치 않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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