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집으로?”…지식산업센터 주택 전환 ‘빛좋은 개살구’[집슐랭]

백주연 기자 2026. 8. 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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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공실을 사들여 청년·신혼부부 주거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정부 구상이 현장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공장 용도로 설계된 지식산업센터는 열선, 전기, 수도 등 기본 주거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매입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실 지식산업센터의 주거시설 전환 방침을 내놓은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정책이 실제 매입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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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선도 없고 수도 배관도 없어”…설계 심의 통과해야 매입
국토부·LH, 4월 지산 공실 준주택 전환 추진 발표
5월 접수 마감했지만 지산 별도 집계도 안 돼
서울·인천 지산 준공 사업장 수도 넉 달째 제자리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준공완료 현황. 서울경제

지식산업센터 공실을 사들여 청년·신혼부부 주거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정부 구상이 현장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공장 용도로 설계된 지식산업센터는 열선, 전기, 수도 등 기본 주거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매입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초기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시장 회복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컸지만, 정작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준공 실적 역시 정체된 모습이라고 10일 업계는 밝혔다.

정부가 공실 지식산업센터의 주거시설 전환 방침을 내놓은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정책이 실제 매입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생산 공간으로 지어진 지식산업센터 특유의 건물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LH 관계자는 “접수된 물건을 대상으로 구조 변경을 했을 때 실제로 주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설계심의 단계에서 먼저 검토한다”며 “이 심의를 통과한 곳에 한해서만 최종 매입이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최소 면적 요건은 충족하지만, 내부에 벽체를 세워 여러 호실로 쪼개고 열선·전기·수도 설비를 새로 시공했을 때 건물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가 핵심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지식산업센터는 구조 변경 자체가 까다롭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거 상대적으로 매입이 원활했던 호텔의 경우 이미 기본 설비가 갖춰져 있어 소폭의 구조 변경만으로도 주거용 전환이 가능했지만, 지식산업센터는 벽체와 천장 배선, 바닥재까지 손봐야 할 영역이 광범위하다. 기술적 실현 가능성부터 다시 따져봐야 하는 만큼 정책의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29일 1차 접수가 마감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식산업센터가 근린생활시설·상업시설 등과 함께 묶여 접수되면서 실제 지산 물량이 몇 건인지조차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 업계 기대감도 점차 식으면서, 서울 지식산업센터 등록(준공완료) 건수는 올해 1월 329곳에서 7월 336곳으로 7곳(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승인(미착공·공사중) 물량 역시 67곳에서 59곳으로 줄었을 뿐, 4월 이후로는 60곳→60곳→59곳으로 석 달째 사실상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인천은 상황이 더 정체돼 있다. 등록 물량은 71곳으로 1월부터 7월까지 단 한 건도 늘지 않았고, 승인 물량만 10곳에서 9곳으로 1곳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등록(준공완료) 물량이 579곳에서 601곳으로 22곳 늘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곳은 과천시 지식산업센터 클러스터가 한꺼번에 준공 등록을 마친 데 따른 결과다. 과천시의 준공 시점은 애초부터 예정돼 있던 공정 일정에 따른 것으로, 4월 발표된 공실 매입 정책과 시기가 우연히 겹쳤을 뿐 정책 효과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LH는 지난 4월 초 상가·업무시설 등 도심 내 비주택 시설을 준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공급하는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 착수를 발표한 바 있다. 국토부는 특히 공실 문제가 심각한 지식산업센터에 대해서는 LH가 직접 매입해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업무시설 용도에 한정된 매입 대상 범위를 공장 용도까지 확대하기 위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며, 현재 입법예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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