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사업 영세율 폐지 후폭풍] ③불똥 튄 지자체…재정 열악한 지방철도 ‘좌초’ 위기
지자체 예산 증액 불가피…“지방철도 사업 추진 동력 식을 것”
[대한경제=홍샛별 기자]도시철도 영세율 폐지 후폭풍이 민간사업자를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도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지자체가 발주하는 민자 철도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중 ‘건설보조금’은 일정 비율의 국비와 지방비로 지급된다. 여기에 부가세 10%가 부과되면 매칭 비율에 따라 지자체가 부담할 건설보조금의 절대액은 수백억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지자체가 순수 자체 예산으로 추진하는 재정 철도사업 역시 예산을 추가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가용 예산이 바닥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광역 철도망 사업이 집중한 경기도다. 경기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노선(AㆍBㆍC 연장 및 DㆍEㆍF 신설)을 비롯해 신안산선과 신분당선 연장, 각 시·군이 추진 중인 경전철 및 트램 등 민자와 재정 철도사업만 수십 개에 달한다.
부산광역시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내년 제3자 제안공고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부산형급행철도(BuTX)의 건설비 분담금이 당장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부가세 10% 과세 전환은 부산시 재정에 치명적인 압박이다. 서울시도 서부선, 목동선, 강북횡단선 등 추진 중인 주요 경전철 사업의 재정 부담이 급증해 사업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추진 속도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지자체가 가까스로 예산을 추가 편성하더라도, 거대한 법적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사업비 증액 시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의 민간투자 적격성 재조사(재검토)를 다시 받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 사업비가 일정 비율 이상 증가하거나 조건이 대폭 변경되면 적격성 조사를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국정 과제로 주창하는 ‘5극 3특(5대 메가시티·3대 특별자치도)’ 등 국가 균형 발전 및 지역 활성화 기조와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수도권에 비해 재정 자립도가 현저히 낮고 가용 재원이 부족한 지자체의 경우, 10%의 추가 건설비를 분담하지 못해 철도사업을 아예 포기하거나 백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법률 개정으로 조건이 바뀐 데 따라 사업비와 보조금 규모에 변동이 생길 경우, 민자 적격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할 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며 “이미 수년간 진행돼 온 행정 절차가 무용지물이 되고 사업 완료 시점이 무기한 연기될 경우, 사업성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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