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사업 영세율 폐지 후폭풍] ②대안 없는 영세율 종료…CTXㆍBuTX 사업비 폭등 ‘비상’

홍샛별 2026. 8. 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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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CTX 공고 차질·유찰되나…‘요금인상’ 전가 우려

연내 CTX 공고 차질·유찰되나…‘요금인상’ 전가 우려

[대한경제=홍샛별 기자]도시철도 영세율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민간사업자가 지하철ㆍ광역철도ㆍ경전철 등 도시철도 인프라를 건설할 때 건설공사비나 용역비에 부가가치세율 0%(영세율)를 적용해주는 조세 특례 제도다.

지난 1980년대 후반 서울 지하철 2∼4호선 및 지방광역시 지하철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지자체의 건설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과 국민 교통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도시철도 건설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0%(영세율)로 적용하는 조세 특례 규정이 신설됐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제105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돼 있으며, 영세율 적용 대상은 지자체 및 국가 재정사업과 민간투자사업(민자철도), 도시철도공사 등 공공기관 사업 등이다.

그동안은 철도 건설용역에 영세율이 적용돼, 민간사업자가 시공사에 지급할 공사비에 부가세가 과세되지 않았다. 즉 건설단계에서 공사비 부담이 10% 절감되는 효과가 생긴 셈이다.

일반적으로 사업비의 70∼80%가 건설공사비인 점을 감안하면, 영세율 적용에 따라 지자체와 정부는 단순 계산 시 공사비 1조원당 약 700억∼800억원의 예산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 또 민간사업자는 공사비가 낮아져 금융비용(대출이자)이 줄고 적정 사업수익률(IRR)을 맞춰 민간 자본을 원활하게 유치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사회 전반으로 보면 초기 건설비를 낮춰 개통 후 지하철 요금이 급등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그간 정부는 3년 단위로 일몰(유효기간) 시한을 연장해왔으며, 지난 2023년 12월 31일로 다가온 일몰 시한을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3년 더 연장한 바 있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세율 일몰 시한이 연장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업계에서 긴장감을 갖고 예의주시해왔다”면서 “당장 제안된 철도사업들이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추진 중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보완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번 개편안에 이런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제 개편이 현장 실정을 모르는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세율 폐지는 지자체 재정과 민자 철도망을 송두리째 마비시키는 과잉 세정 제도라는 설명이다.

부가가치세 영세율 일몰 종료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사업은 민간투자 적격성 조사를 이미 마친 대형 철도사업들이다.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를 포함해 부산형 차세대급행철도(BuTX), 위례과천선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 사업은 부가세 면제를 전제로 민자 적격성 조사를 거쳐 총사업비 한도액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영세율 폐지로 건설공사비에 부가세 10%가 부과되면 초기 사업비가 증가하고, 이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전해주지 않는다면 민간사업자가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민자업계 한 관계자는 “철도사업은 조단위가 대다수라, 부가가치세(10%)가 반영되면 늘어나는 사업비는 몇천억원에 달한다”며 “민간사업자가 1~2% 수준은 미세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10%는 사업자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토로했다.

당장 연내 제3자 제안공고가 예상됐던 CTX의 경우 사업비 재산정이 불가피해 공고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공고가 나오더라도 증액된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으면 민간사업자의 부담이 커져, 유찰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른 관계자는 “위례신사선과 비슷한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자체와 정부의 현실적인 사업비 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간사업자의 참여 유인이 떨어져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세율 폐지로 증액되는 사업비를 메울 대안으로는 △건설보조금 증액 △철도요금 인상 △민자 운영기간 연장 등이 거론된다.

가장 수월한 방법은 건설보조금 증액이지만, 정부는 현재 재정 투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 기간 연장 역시 운영 측면에서 결국 관리·운영비 증가로 이어져 민자사업의 유인책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은 건 ‘요금인상’ 뿐이지만, 여론을 고려하면 선뜻 활용되기 어려운 카드다. 정부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영세율을 폐지한 결과로, 철도요금을 올려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지자체와 민간에 희생을 떠넘기는 셈이라, 향후 민간이 제안하는 신규 철도사업은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영세율 폐지와 관련해 입법 과정에서 보완 작업이 없다면, 올해 말에 나올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될 사업 중에서 실제 추진되는 사업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며 “사업성 기준의 문턱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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