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50→30위… ‘커트라인’ 넘으면 ‘돈잔치’ 열린다
우승 아니면 준우승. PGA(미 프로골프) 투어 신예 마이클 브레넌(24·미국)이 페덱스컵 랭킹을 105위에서 70위 이내로 끌어올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단 두 가지 시나리오였다. 최근 4라운드 때마다 타수를 잃으며 ‘일요일 공포증’에 빠진 브레넌에게 가혹한 조건처럼 보였다.
브레넌이 10일(한국 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파70)에서 끝난 정규 시즌 마지막 대회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최종 라운드 4번 홀부터 5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6타를 줄여 합계 22언더파로 넉넉히 우승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획득한 브레넌은 랭킹을 58계단 끌어올려 47위에 안착했다. 페덱스컵 랭킹 70위권 밖에서 대회를 시작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룬 유일한 선수가 됐다.

윈덤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나설 70명이 확정됐다. 13일부터 3주 동안 총상금 8000만달러(약 1135억원), 1억달러(약 1415억원) 규모의 별도 보너스를 놓고 벌이는 ‘쩐의 전쟁’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다.
페덱스컵 랭킹 70위 이내 선수들이 출전하는 1차전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과 50위 이내 선수들이 나서는 2차전 BMW 챔피언십에 각각 총액 2000만달러(약 283억7000만원) 상금이 걸려 있다.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약 51억1000만원)다. 2차전까지 누적 포인트 30명만 나서는 최종 3차전 투어 챔피언십은 총상금이 4000만달러, 우승 상금은 무려 1000만달러다.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우승 상금(450만달러)의 배가 넘는 금액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성적에 따라 나눠주는 총액 1억달러 규모의 보너스와 내년 시즌 주요 대회(시그니처 이벤트) 출전권까지 걸려 있다.

PGA 투어에 데뷔한 지 2개월 밖에 안 된 신인 잭슨 코이번(21·미국)은 페덱스컵 랭킹 70위 ‘막차’를 탔다. 그는 윈덤 챔피언십 3라운드까지 9언더파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합격권에 들 줄 알았으나 마지막 4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쳐 합계 8언더파로 대회 순위가 공동 29위까지 떨어졌다. 만약 1타를 더 잃어 7언더파(공동 37위)로 밀렸다면 페덱스컵 랭킹 71위 스티븐 피스크(미국)와 순위가 뒤바뀔 위기였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다행히 파를 기록한 그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 때문에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달 말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꺾고 3M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코이번은 PGA 투어에서 단 5개 대회만 치르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해 주변 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다.
김주형은 브레넌에게 7타 뒤진 15언더파로 공동 5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선두와 1타 차로 4라운드를 시작했으나 이븐파로 마쳐 시즌 2승 도전엔 실패했다. 다만 페덱스컵 랭킹을 34위에서 26위로 끌어올려 2차전과 최종전 진출 가능성을 키운 건 수확이다. 임성재도 12언더파 공동 14위로 페덱스컵 랭킹 53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땄다. 하지만 8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하려면 13일부터 열리는 1차 대회부터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올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톱10에 10번 진입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온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 불참에도 페덱스컵 랭킹 7위를 유지했다. 2016년부터 11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며, 역대 최고 순위로 대회를 시작한다.
상위 70위 안에 들지 못한 ‘전통의 강호’들은 눈물을 삼켰다.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제이슨 데이(호주)는 각각 16년, 19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됐다. 페덱스컵 랭킹에서 74위와 82위에 머물렀다. ‘메이저 사냥꾼’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브룩스 켑카(미국)도 LIV 골프를 떠나 PGA 투어에 복귀한 첫해 랭킹 94위에 그쳐 탈락했다. 켑카는 “내 자신이 정말 한심하다”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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