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혁부 “내가 SNS에 잘못 쓴 것…정청래 나온 사진은 못봤다”

2026. 8. 1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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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사진은 2024년 총선 때…“노벨길과 같은 구도” 주장도 사실 아냐
이지은 “이희자 몰랐고 식당에서 기다린다는 사실도 몰랐다”
사진 공방과 별개로 근우회·신천지 접점 정황은 잇달아 확인돼
지난 7월 23일 박시영 TV 당산동카페 방송에서 인용된 사진. 정청래 후보와 이희자 회장 신천지 커넥션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권혁부 페이스북에 게시된 이재명-이희자 회장 사진을 인용하고 있다. 박시영 유튜브 캡처
지난 2024년 3월 18일 마포의 한 식당에서 찍힌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 정청래 의원 사진. 최근 편집 논란이 벌어진 이재명, 이희자 2인만 등장하는 사진의 원본으로 추정되고 있다. SNS 캡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의 신천지 연관 의혹을 반박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이 회장이 함께 찍힌 사진을 제시한 권혁부 한국근우회 자문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담긴 핵심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권 위원장은 8월 10일 저녁 주간경향과 통화에서 사진 촬영 시점을 잘못 적었고,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이 지난 대선 때 ‘노벨길’ 사진과 같은 자리·구도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도 “팩트파인딩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지난 7월 22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5월 대선이 한창일 때 마포 거구장에서 이재명 후보와 아래와 같은 사진 한 컷을 찍어 한국근우회 사무실에 걸려 있다”고 썼다. 이어 “김민석은 반드시 답해야 한다. 노벨길 사진에 정청래가 찍힌 바로 그 자리 구도에 지난 대선 때 이재명도 찍혀 있다”고 주장했다. 박시영TV는 이튿날 권 위원장의 글과 사진을 방송에서 소개했다.

그러나 사진은 지난해 대선 때가 아니라 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3월 18일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마포갑 이지은·마포을 정청래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친 뒤 마포구의 식당 거구장에서 식사하던 중 찍힌 사진이다. 원본에는 이 대표와 이 회장뿐 아니라 정 후보도 함께 나온다.

권 위원장은 통화에서 “그 일정은 내가 틀린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벨길 사진과 같은 자리·구도에서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도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자 “내가 팩트파인딩을 잘못해 그렇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와 이 회장이 함께 나온 노벨길 명명식은 2019년 6월 18일 열린 행사다.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이 지난 대선 때 같은 구도로 찍은 별도 사진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자신이 올린 2인 사진을 한국근우회 사무실의 액자에서 봤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회장·정 후보가 함께 나온 3인 원본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못 봤다”고 답했다. 결국 권 위원장은 이 회장 사무실에 걸린 편집 사진만 보고 촬영 시점과 맥락을 잘못 추정한 뒤 이를 사실처럼 적은 셈이다.

공개된 2인 사진과 3인 사진을 포개 비교하면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표정과 자세, 옷 주름, 배경의 창틀과 꽃 장식까지 일치한다. 2인 사진은 별도의 순간에 촬영된 사진이 아니라 3인 원본의 오른쪽에 서 있던 정 후보를 잘라낸 편집본이다.

박 대표는 권 위원장 게시물을 그대로 방송에 인용했을 뿐 자신은 편집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방송의 근거가 된 권 위원장의 설명이 사실과 달랐고, 방송에 사용된 사진이 정 후보를 잘라낸 편집본이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누가 사진 파일을 잘랐느냐와 별개로, 박시영TV가 3인 원본의 존재와 게시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 대통령을 전당대회 신천지 공방에 끌어들였다는 비판은 남는다.

박시영TV에 출연했던 이지은 전 대변인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2024년 총선 당시 이재명 대표께서 지원 유세를 와주셨고, 거점 유세와 도보 유세를 마친 뒤 거구장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며 “거구장은 예식장을 겸하는 대형 식당으로 도보 유세 동선을 고려해 예약했던 장소”라고 했다. 그는 “당시에 이희자라는 인물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며 “알지도 못했던 인물을 만나게 하려고 대표님을 그곳으로 안내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억지”라고 했다. 그는 박시영TV가 사진을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권 위원장의 게시물을 그대로 소개한 것이므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단독] 정청래만 사라진 ‘이재명·이희자 사진’…겹쳐보니 같은 원본

사진 한 장과 별개인 근우회·신천지 접점

물론 사진 한 장만으로 정 후보나 이 대통령이 신천지와 관련됐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권 위원장 게시글의 오류가 확인됐다고 해서 이희자 회장과 한국근우회를 둘러싼 신천지 연관 의혹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2020년 이후 이 회장과 근우회가 신천지 측과 긴밀하게 접촉하거나 함께 활동했다는 정황과 증언은 여러 경로로 공개돼 있다.

이 회장은 8월 3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을 ‘신천지 로비스트’로 보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모태신앙이 불교이고 친오빠가 스님이라며 “내가 성경에 빠질 이유가 어디 있겠나”라고도 했다. 신천지 측 역시 이 회장이 현재 신도도, 과거 신도였던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경기 인덕원의 아파트와 가평 연수원, 수원구치소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CBS노컷뉴스가 2025년 3월 공개한 2020년 9월 자필 편지에는 이 회장이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 총회장에게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병보석을 받아 모시고 나오도록 “목숨을 걸겠다”고 쓴 내용이 담겼다. 이 회장은 이 총회장의 위기관리 조직인 ‘상하그룹’의 운영 방안도 편지로 보고했다. 단순한 지인 관계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신천지 유관 매체 천지TV가 2023년 12월 6일 유튜브에 올린 ‘한국근우회 96주년 창립식’ 영상에도 신천지와의 접점을 주장하는 댓글이 달려 있다. 댓글 작성자는 “취타대, 의전, 어린이 합창단도 모두 신천지 문화부”라거나 “상훈 입장식 첫 번째 김선자 선교사, 국회의원도 모두 신천지 동조자”라고 주장했다. 댓글만으로 작성자의 신원이나 주장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행사 인력에 관한 댓글 내용은 이후 나온 전직 신천지 간부의 증언과 상당 부분 겹친다.

CBS노컷뉴스는 2025년 3월 전직 간부의 말을 인용해 2023년 근우회 행사에 등장한 전통의장대와 취타대, 의전요원, 공연단 대부분이 신천지 시몬지파 문화부 소속 신도들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전직 간부는 근우회 대외협력위원장과 운영위원 등 상당수 임원에도 신천지 중역들이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도 근우회와 신천지 산하 청년봉사단 위아원이 2022~2023년 공동 활동을 벌였고, 신천지 간부 이력이 있는 인사들이 근우회 직책을 맡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3월 한국근우회 사무실과 이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7월 이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합수본은 이 회장이 2022~2024년 권성동 의원과 박성중 전 의원에게 각각 1000만원을 후원한 자금의 출처가 신천지 자금인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신천지 돈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 자금으로 합법적으로 후원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의심과 언론에 나온 전직 간부들의 증언은 아직 법원의 확정 판단을 거친 사실은 아니다.

같은 거구장에서 윤석열과도 “우연히” 만났다?

이 회장은 거구장에서 이 대통령뿐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사진을 찍었다. 오마이뉴스가 제공받은 사진은 20대 대선을 50여일 앞둔 2022년 1월 16일 촬영됐다. 이 회장 측은 손자들과 거구장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우연히 만나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윤 전 대통령 앞 테이블에는 이 회장이나 한국근우회를 소개하는 자료로 추정되는 인쇄물이 펼쳐져 있다. 사진만으로 문서의 정확한 내용과 누가 건넸는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가족과 식사하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쳐 사진만 찍었다는 해명이 맞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회장이 여야의 유력 정치인을 같은 거구장에서 잇달아 만난 점은 이 장소가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이나 단체 홍보에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남긴다.

이희자 회장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전남 여수 출신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1990년 7월 26일자 인물 소개 기사에는 이 회장이 1942년생으로, 1965년 이화여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1971년부터 1977년까지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낸 뒤 1981년부터 여성근우회 회장을 맡았다고 적혀 있다.

오랜 정치권 인맥을 가진 이 회장의 실제 역할과 한국근우회·신천지의 관계는 전당대회에서 오간 사진 공방만으로 규명될 사안이 아니다. 권 위원장의 잘못된 게시글은 정 후보를 방어하기 위해 이 대통령 사진을 끌어다 쓴 근거가 부실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사진을 둘러싼 진영 간 공방과 별개로, 수사와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이 회장과 근우회의 정치권 접촉 및 신천지 연관 의혹을 확인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권혁부 “내가 팩트파인딩을 잘못했다”

기자는 지난 5월 4일 재보궐이 치러지던 평택을 지역 르포 기사를 쓸 당시 황교안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캠프 일을 돕고 있던 권혁부 자문위원장을 인터뷰한 바 있다. 당시 권 위원장이 기자에게 전한 명함에도 대한민국 노벨재단이사, 한국근우회 자문위원장, 前 방통심의위원회 부위원장, KBS 전이사의 직함이 적혀 있었다. 다음은 8월 10일 저녁 권 위원장과 이번 사진 논란과 관련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난 5월 4일 방문한 평택을 황교안 후보 선거사무실/정용인 기자

- 권혁부 선생님이 7월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지금 민주당 전대에서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다.

“아, 그거 제가 한국근우회 자문위원장이다.”

- 저에게 주셨던 명함에도 적혀 있던 직함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너무 터무니 없어서”

- 페이스북에 올리신 글을 보면 팩트가 틀린 것 같다.

“뭐가 틀렸나”

- “지난해 5월 대선이 한창일 때 마포 거구장에서 이재명 후보와 아래와 같은 사진 한 컷을 찍어 한국 근우회 사무실에 걸려 있다”라고 적으셨는데 사진은 2024년 3월 18일 총선운동 기간에 찍힌 것으로 밝혀졌다.

“아, 그 일정은 내가 틀린 것을 확인했다.”

- 예. 24년 3월 18일이다.

“맞다”

- 그 밑에 “김민석은 반드시 답해야 한다. 노벨 길 사진에 정청래가 찍힌 바로 그 자리 구도에 지난 대선 때 이재명도 찍혀 있다”라고 적으셨는데 노벨길 정청래 사진은 2019년 8월 사진이고, 지난 대선 때는 이재명과 이희자 회장이 사진을 찍은 적 없다.

“아 그건 내가 팩트파인딩을 잘못해가지고 그렇게 된 거지”

- 그런데 그 사진을 처음 봤을 때부터 두 사람만 있는 사진이었습니까. 정청래가 같이 셋이 찍은 사진이 원본인데.

“그건 뭐 내가 우리 근우회 사무실에서 본 사진이어서”

- 액자로 들어있는 건 봤다. 그런데

“그거 보고 판단한 건데”

- 정청래까지 있는 사진은 못보셨나. 정청래까지 셋이 같이 있는 사진은

“못봤어요.”

- 그 사진을 바탕으로 편집해 만든 사진인데요. 정청래 부분만 잘라내 만든.

“예. 지금은 내가 통화할 수 없는 자리에 있어서 다시 통화합시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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