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천 옹진군 시도 앞바다 덮친 '쓰레기 둑'…해양 생태계 위협
비닐·유리·도자기 조각 등 발견
유실 인한 해양 생태계 훼손 우려
인근서 칠게 감소·굴 폐사 확인
군, 시공 업체에 원상복구 공문

10일 오전 10시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시도 앞바다. 마을에서 약 300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를 길이 383m, 폭 28.5m, 높이 5m에 이르는 거대한 제방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흙과 돌로 다져진 평범한 제방이었다. 그러나 썰물이 시작되고 바닷물에 가려졌던 제방 단면이 모습을 드러내자 상황은 달라졌다.
제방을 이루고 있는 흙과 자갈 사이로 비닐과 플라스틱, 유리·도자기 조각, 철근, 전선, 부직포 등 각종 폐기물이 빽빽하게 뒤엉켜 있었다. 콘센트와 에어컨 냉매통으로 보이는 물체까지 나왔다.
제방의 규모도 상당하다. 제방 외형을 직육면체로 단순 계산하면 최대 부피는 약 5만4600㎥다. 50m 길이 대형 수영장을 수심 2m로 가정할 경우 약 22개를 채울 수 있는 규모다.
폐기물은 바다로까지 이어졌다. 제방 아래 물 빠진 갯벌에는 잘게 부서진 유리와 도자기 조각 등이 모래와 뒤섞여 널려 있었다. 밀물이 들면 다시 바닷물에 잠기는 곳인 만큼, 무너진 제방에서 빠져나온 폐기물이 주변 해역으로 퍼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어민과 환경단체는 제방 속 폐기물이 밀물과 썰물 때마다 바닷물과 접촉하면서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제방 인근에서 칠게가 줄어들고 바위에 붙은 굴이 폐사하는 등 변화도 나타났다.
환경지킴이장애인연합회 인천시연합회 관계자는 "순환골재는 처리 과정에서 비닐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관련 품질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장에는 폐기물이 심각할 정도로 뒤섞여 있어 악취도 상당했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최근 업체 측이 중장비로 흙을 밀어 폐기물이 드러난 부분을 덮기도 했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지난달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최근 현장점검을 거쳐 A사에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군 관계자는 "지질조사와 제방 보수 등을 한다고 해 지난해 10월쯤 약 90일간 국유재산 사용허가를 내줬고, 외부에서 별도의 토사나 골재를 반입해 제방을 쌓도록 허가한 것은 아니었다"며 "공사가 올해 초쯤 끝났지만 당시 위험 표지판이 있어 원거리에서만 점검하면서 제방 내부에 폐기물이 대량 포함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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