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격 ‘올림픽 금’ 3인방…“왕관의 무게를 즐긴다”

오예진 “노래 부르고 명상하고”
양지인 “만든 빵 나눠 먹고 힐링”
반효진 “나쁜 기억 수다로 떨궈”
그랜드슬램 양지인과 함께 도전
금메달은 목에 걸었을 때보다 내려놓은 뒤 더 무거울 때가 있다. 최고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에 금메달을 안긴 오예진(IBK기업은행), 양지인(우리은행),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도 그렇다.
파리 올림픽 이후 2년이 흘렀지만 세 선수는 아직 그 무게와 각자의 방식으로 씨름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견디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세 선수는 저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공개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은 “쉽게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성격인데 요즘에는 노래방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운전하면서 신나는 노래를 듣고, 시간 날 때 바다나 계곡으로 가서 명상하며 푼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이나 레이싱을 좋아한다. F1도 즐겨 본다. 레이싱을 너무 좋아해 빨리 면허 따고 싶다고 노래를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오예진은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에 나선다.
개인전과 단체전, 아직 멤버가 결정되지 않은 혼성 종목까지 포함하면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은 5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쏠리는 기대가 높지만 오예진은 “5관왕 파이팅!”이라며 부담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오예진과 함께 여자 권총의 간판인 양지인의 ‘힐링’은 베이킹, 그중에서도 제과다. 최근에는 피낭시에와 마들렌을 만들어 대표팀 동료들과 나눠 먹었다. 양지인은 “(오)예진이가 ‘언니, 너무 맛있어요’라면서 먹었다. 그러면 만들어줄 맛이 난다”며 “아직 제빵까지는 못 갔는데, 나중에는 제빵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양지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종목에 출전한다. 두 번째 아시안게임이지만 올림픽 금메달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양지인은 “왕관을 쓰려면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여갑순 이후 3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사진)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수다 떨기’다.
반효진은 “너무 안 맞으면 훈련을 멈추고 잠깐 밖으로 나온다. 나와 있는 선수들과 수다를 떨면서 안 맞았던 기억을 다 지운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양지인과 함께 한국 사격 역사상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에 도전한다. 그 역시 부담감이 크다. 반효진은 “올림픽도, 세계선수권도 첫 도전에 금메달을 땄다. 이번 아시안게임 역시 나에게는 첫 도전”이라며 “매 대회 느끼는 부담감이 늘 새롭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떨어지는 날이면 자신이 잘 쐈던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 반효진은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한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선 영상을 즐겨 본다”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그랬듯,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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