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투어 덕 노련미 얻어…포기하지 않으면 꿈꾸던 순간 온다”

정문영 기자 2026. 8. 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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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나오지 않는 시간이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고, 조금 늦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꿈꾸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0년 차에 마침내 '꿈꾸던 순간'을 만난 장은수(28·굿빈스)가 꿈에서 깬 다음 날 아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장은수는 전날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끝난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규투어 187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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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PGA 제주삼다수 우승 장은수
정규투어 187번째 출전서 정상
코치 쓴소리에 클럽 다시 잡아
남은 대회서 꼭 1승 추가하고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한 장은수(가운데)가 10일 스윙 코치인 박정훈(왼쪽), 전정호 프로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장은수

‘결과가 나오지 않는 시간이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고, 조금 늦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꿈꾸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0년 차에 마침내 ‘꿈꾸던 순간’을 만난 장은수(28·굿빈스)가 꿈에서 깬 다음 날 아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10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그동안 견뎌온 시간이 결코 물거품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낸 것 같아서 밤새 생각하다 적었다”며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진짜 우승한 게 맞는 건가 싶어 기사도 계속 찾아봤다. 어제 오늘 정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수는 전날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끝난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규투어 187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박민지·김수지를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정작 첫 트로피를 품에 안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그사이 데뷔 동기인 박민지는 KLPGA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인 20승, 김수지는 통산 6승을 쌓으며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반면 장은수는 정규투어 시드를 잃고 2부인 드림투어를 오가는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긴 터널 속에서 골프채를 놓으려 했던 순간도 있었다. 장은수는 “2024시즌을 마치고 또 시드를 지키지 못했을 때 정말 골프를 그만두려 했다”며 “3주 동안 골프채를 놓고 쉬고 있는데 박정훈 프로님이 호출하셨다. ‘지금 그만두면 분명히 후회할 텐데, 그때 다시 시작하려면 진짜 늦는다’는 쓴소리를 해주신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클럽을 잡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의 ‘과거 장은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는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줘서 정말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장은수가 9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4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시련의 시간은 장은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드림투어를 오가며 쌓은 경험 덕분에 플레이에 노련미가 생겼고, 위기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성숙함이 생겼다”며 “힘들었던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승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 최종일, 1타 차 선두로 맞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장은수의 노련함이 빛을 발했다. “16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가 되면서 ‘나한테도 우승 가능성이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고, 17번 홀 파 세이브 이후에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는 그는 “하지만 18번 홀 티샷 실수가 나오면서 ‘첫 우승이 이렇게 어렵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내 유틸리티를 잡아 벙커 턱을 살짝 스치는 절묘한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했고, 침착하게 투 퍼트로 파를 지켜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간 건 하늘이 내게 우승하라고 준 기회였던 것 같다”고 되돌아 봤다.

생애 첫 왕좌에 오른 장은수의 시선은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한다.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꼭 1승을 더 추가하고 싶어요. 만약 그렇게 안 되더라도 저를 응원해 준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문영 기자 my.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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