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사과로 막 내린 청년 주거 ‘버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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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나온 한 주거 대책이 거센 논란을 불러왔고 결국 어제 그 중심에 있는 황희 민주당 의원이 정식 사과했다. 황 의원은 정부 주도 주택 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임시 주거비 부담을 덜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지만 거센 반발에 사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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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나온 한 주거 대책이 거센 논란을 불러왔고 결국 어제 그 중심에 있는 황희 민주당 의원이 정식 사과했다. 황 의원은 정부 주도 주택 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임시 주거비 부담을 덜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지만 거센 반발에 사과한 것이다. 황 의원은 "본 의도와 달리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청년들에게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무엇보다 정치인이 자신의 정책 제안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하나의 정책 아이디어가 잘못됐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 정치권이 청년들의 주거 현실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청년들에게 집은 단순히 비를 피하고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다. 취업과 결혼, 출산, 인간다운 삶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생활 기반이다. 치솟은 전월세 비용과 보증금, 불안정한 일자리, 높은 주택 가격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디에서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주거다. 그런 점에서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아무리 선의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청년들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알려진바로 이렇게 폐선박이나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재생하는 사례는 여간 경비가 들어 가는게 아니다. 그대로 국내 청년 주거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거는 건축물의 형태만 바꾸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단열과 냉난방, 환기, 소방과 안전, 위생, 주차와 교통, 사생활 보호, 관리비 등 수많은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심정이다. 지금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권의 기발한 아이디어 경쟁이 아니다. 당장 감당하기 어려운 월세와 보증금을 낮추고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다.
그런데 주거난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폐버스를 개조한 공간을 대안으로 제시한다면 정책 실험의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허탈감을 느낄 수 있다. 정책은 공급자의 상상력보다 수요자의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특히 주거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삶과 직결된 정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좋은 의도가 좋은 정책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정책의 선의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은 청년 주거정책을 다시 원점에서 살펴야 한다. 청년들이 실제로 원하는 주택의 규모와 위치,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 통근거리, 주거 형태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확대, 청년 전월세 부담 완화, 역세권과 직주근접형 주택 공급, 주거비 금융지원 등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도 실효성을 따져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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