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동물과 왜소한 인간… ‘남종화 5대손’ 허진 개인전
‘유목동물’·‘유전’ 등 100호 이상 대작 60여 점
19~30일 세종뮤지엄갤러리…미공개 초기작도 선봬

한국화가 허진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의 지난 40여 년 작업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이 열린다.

남종화화맥이어현대한국화개척한작가
허 교수는 호남 남종화의 시조로 꼽히는 소치 허련의 고조손이자 근대 남화의 대가 남농 허건의 장손이다. 남종화란 산수화의 대표적인 화풍 가운데 하나로, 외형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수묵과 담채 등을 통해 작가의 정신을 표현하는 데 무게를 둔다.

대표작부터공개된적없던초기작까지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허 교수의 대표작 '유목동물' 연작이 놓인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야생동물과 상대적으로 왜소한 흑백의 인간, 자동차 등 인공물을 함께 배치해 물질문명 속에서 자연의 본성과 멀어진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허 교수의 초기작인 '유전' 연작도 만날 수 있다.

경계허물며넓혀온 40년한자리에
이밖에도 서로 다른 동물의 형상을 결합한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연작도 전시된다. 유전자 조작과 생명복제 등 생명공학 기술이 생태계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 작품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기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지난 40여 년간 허 교수의 문제의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허 교수는 "개인전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작품까지 공개한 전시"라며 "전시명에는 퇴임 이후 야생의 말처럼 자연으로 돌아가 작업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
전시를 함께 기획한 이근정 기획자는 "허진은 경계 없이 어우러진 혼종의 경지를 묘사하는 작가"라며 "중심과 주변을 뒤집으며 삶의 양식을 확장하는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허진 정년퇴직 기념전: 말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AI센터 내 세종뮤지엄갤러리 1·2관에서 열린다. 오는 21일 오후 5시에는 전시 오프닝 행사도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전남대학교 미술학과와 세종뮤지엄갤러리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