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나노기술 결합해 '먹는 항암 나노약물' 개발

문세영 기자 2026. 8. 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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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과 나노기술을 결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먹는 면역항암 나노약물'이 개발됐다.

성균관대는 조영석 의대 교수 연구팀이 제임스 문 미국 미시간대 교수 연구팀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대사 산물을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경구형 항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나노 약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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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대사물질과 나노기술을 이용해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과 나노기술을 결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먹는 면역항암 나노약물’이 개발됐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총) 기반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균관대는 조영석 의대 교수 연구팀이 제임스 문 미국 미시간대 교수 연구팀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대사 산물을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경구형 항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나노 약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이날 발표됐다. 

환자의 몸속 면역세포를 깨워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는 환자 중 일부에게만 효과가 나타나는 낮은 반응성이 해결 과제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면역력을 조절한다는 점에 주목해 인체에 안전하면서 암세포를 잘 공격할 수 있는 천연 미생물 대사 물질인 ‘3,4-디하이드록시벤조산(DHB)’을 찾아냈다.

실험 결과 DHB는 암세포와 싸우는 핵심 면역세포인 ‘CD8+ T세포’가 쉽게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남아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줄기세포 특성(Stemness)’을 강하게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세포가 탈진하는 원인이 되는 ‘당 분해 과정’을 억제해 생존 스위치가 켜지도록 만드는 원리다. 

문제는 DHB가 몸속에 들어가면 몇 분 만에 빠르게 사라진다는 점이다. 약으로 쓰기 어려운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나노기술을 적용했다. DHB의 화학 구조를 변형한 유도체를 합성한 뒤 기름과 물을 정밀하게 섞은 올리브유 형태의 ‘먹는 나노 에멀젼(Prodrug 201)’ 제형을 설계했다. 

Prodrug 201은 천연 물질보다 몸속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났고 투여된 양 중 몸이 이용할 수 있는 비율인 ‘생체이용률’이 14.3배 증가했다. 

연구팀이 대장암, 흑색종(멜라노마), 유방암 등 다양한 암에 걸린 동물들에게 Prodrug 201을 투여한 결과, 줄기세포성 T세포가 암세포가 있는 곳으로 대거 이동해 종양을 크게 줄였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쓰면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치 효과 및 암 재발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속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면역력을 키우는지 그 비밀을 분자 수준에서 밝히고 나노기술을 통해 실제 먹는 약으로 구현한 최초 사례”라며 “미개척 자원이었던 미생물 대사체를 안전한 소재와 간편한 제조 공정을 통해 나노의약품으로 구현함으로써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 치료제 상용화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조영석 성균관대 의대 의학과 교수. 성균관대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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