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자영업…직원 대신 '가족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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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작은 중식당을 운영하는 50대 박 모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 2명을 내보냈다.
가족 고용을 늘리고 식당 간판을 바꿔가며 겨우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급 가족 종사자와 초단기 근로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기에 자영업자들이 가장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방어적인 고용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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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바꿔서라도 버티자"… 간판갈이 2년새 2배
서울에서 작은 중식당을 운영하는 50대 박 모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 2명을 내보냈다. 대신 대학생 아들과 딸이 식당에 자주 나와 일손을 돕고 있다. 식당 매출은 계속 감소하는데 재료비와 인건비는 해마다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한 탓이다. 박씨는 "가족들이 도와야 그나마 인건비라도 아낀다"며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여보지만 그래도 적자를 면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며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가족 고용을 늘리고 식당 간판을 바꿔가며 겨우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10일 매일경제가 정부의 소상공인 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음식점업·주점업 인력은 최근 '무급 가족 종사자'와 '초단기 근로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표자 이외의 종사자 가운데 무급 가족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최근 통계인 2024년을 기준으로 48%를 기록했다. 종업원 중 절반 가까이가 '월급을 받지 않는 가족'인 셈이다. 해당 조사에서 음식점업·주점업 근로자는 133만여 명이다. 여기서 업체 대표 75만여 명을 제외한 종업원 중 무급 가족 종사자가 28만여 명에 달한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급 가족 종사자와 초단기 근로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기에 자영업자들이 가장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방어적인 고용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자리에서 상호만 바꾸는 '간판갈이'도 늘고 있다. 데이터 테크기업 '빅밸류'에 따르면 한식·커피·치킨 등 주요 음식점업 8개 분야에서 기존 점포를 폐업한 뒤 같은 위치에서 동일 업종이 다시 영업을 시작한 사례는 2024년 1분기 1325건에서 올해 2분기 301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방 상권에서 자영업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KB금융이 전국 상권 1200여 곳을 분석한 '2026 KB상권활성화지수'에 따르면 지방 상권의 월평균 매출은 1751만원으로 서울 4890만원 대비 3분의 1 수준이었다. 월평균 방문객은 31.6명으로 서울 116.6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방 인구가 감소해 매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 자영업자를 상대하는 은행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5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1.33%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호준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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