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훈칼럼] AI혁명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송성훈 기자(ssotto@mk.co.kr) 2026. 8. 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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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자 에릭 브리뇰프슨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의 매일경제 인터뷰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인공지능(AI) 혁명이 불러올 충격과 관련해 경제·경영학계 연구를 주도해온 세계적인 석학의 최신 분석과 고민이 상세하게 담겼다.

실제로 루카스 알트호프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 7월 전미경제연구소(NBER) 발표 논문에서 AI의 직무 단순화 효과로 국가 전체의 평균임금(생산성)이 최대 21%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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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입 자체가 혁신은 아냐
직무조정·조직재편이 필수
인간노동 단순 대체가 아닌
노동력 보강 위한 AI 추구를
송성훈 지식부장

어제자 에릭 브리뇰프슨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의 매일경제 인터뷰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인공지능(AI) 혁명이 불러올 충격과 관련해 경제·경영학계 연구를 주도해온 세계적인 석학의 최신 분석과 고민이 상세하게 담겼다. 지난해 폴 크루그먼 교수와 그의 대담이 화제였는데, 그 이후 진전된 내용들까지 잘 업데이트돼서 더욱 반가웠다.

경제학자들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AI라는 범용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폭발이 과연 언제 나타나고, 그 시기를 앞당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다. 두 번째는 AI 혁명이 초래할 대량 실업과 소득 양극화를 최소화시킬 방법은 무엇인가다.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고 생산성이 바로 향상되진 않는다. 140년 전 전력이 등장했을 때 그랬고, 50년 전 컴퓨터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가 그랬다. 경제사학자 폴 데이비드는 1990년 그의 유명한 논문 '발전기와 컴퓨터'에서 이를 단순한 기술 치환의 한계라고 일찌감치 정리했다. 1882년 에디슨이 전기 동력을 도입했지만 실제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은 1920년대에 들어서였다. 당시 기업들은 공장에서 증기기관을 빼내고, 그 자리에 전기모터만 단순히 집어넣는 데 그쳤다. 동력 전달 방식이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바뀌었다는 본질을 놓쳤다. 증기기관은 특성상 모든 기계를 주 동력축 근처에 빽빽하게 모아야 한다. 반면 전기는 기계마다 개별 전기모터를 달면 공정 흐름에 맞춰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이걸 깨닫는 데 40년이 걸렸다. 전기에 맞춰 공장 배치도를 바꾸고, 조직도 재설계했다. 근로자들도 재교육시켰다. 그제야 대량생산이 가능한 포드식 조립라인으로 전환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다. 사회와 조직체계, 비즈니스 관행을 컴퓨터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15~20년이 걸렸다. 1990년대 중후반이 돼서야 정보기술(IT) 기반의 강력한 생산성 폭발이 시작됐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인터넷 혁신이 그제야 맞물려 터졌다.

AI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 기간은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전제 조건이 있다. 마찬가지로 기존 직무를 새로 조정하고, 업무를 완전히 재편하는 조직적 차원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석탄에서 석유로 연료를 교체하듯 도입해서는 생산성 향상은 미미하다. 기업마다, 국가마다 생산성 폭발 시점이 달라지는 배경이다.

부작용도 따른다. 새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반복되는 대규모 실업과 양극화다.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단순히 자동화하고 대체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인간 능력 증강 또는 보완으로 진행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AI가 복잡한 업무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직무 단순화'를 돕는다면 직무의 난도를 낮춰 저숙련 근로자도 고부가가치 직무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루카스 알트호프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 7월 전미경제연구소(NBER) 발표 논문에서 AI의 직무 단순화 효과로 국가 전체의 평균임금(생산성)이 최대 21%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양극화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AI는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운명이 아닌 우리의 선택이다. 브리뇰프슨 소장의 일관된 조언이다. "사람을 모방하고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AI는 부와 권력을 집중시키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확장하기 위한 AI는 이익을 널리 나누고 파이를 키운다. 똑같은 기술이라도 정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금 인류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세상으로 빠르게 빨려들고 있다. 잠깐이라도 넋을 놓으면 축복은 언제든 재앙으로 돌변할 수 있다.

[송성훈 지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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