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해인이 안간힘써도…'이런 올드한 드라마'

의도한 레트로 감성인 걸까. 올드한 로맨틱 코미디,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이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상실에 걸린 검사 하영(고은새)과 자칭 남자친구라 우기는 복싱 코치 정해인(장태하)의 설렘 찐득한 동거 생활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정해인이 2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D.P.' 시리즈 이후 선보인 두 번째 넷플릭스 시리즈다. '중증외상센터'로 스타덤에 오른 하영이 여주인공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설정부터 올드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 주인공에 남자 주인공은 전직 조직 폭력배다. 2026년에 조직 폭력배 남자 주인공이라니, 과거로 타임머신을 탄 것만 같다. 기억상실증 소재 또한 최근 드라마에선 만나보기 힘든 설정이다. 2006년 방송된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떠올리게 한다. 좋게 말하면 클래식, 냉정하게 말하면 '올드'다.
12회 동안 흘러가는 서사 또한 비슷한 온도다. 여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보스를 배신하는 남주인공, 안하무인 성격의 여주인공, 두 남녀를 위협하는 빌런에 종국엔 출생의 비밀까지 등장한다. 캐릭터의 대사에서 신선함을 찾기 어렵고, 자주 등장하는 키스신은 클리셰에 머문다.
또한, 남녀 주인공의 케미스트리가 생명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임에도, 두 사람의 결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 비교적 진중한 정해인의 무드와 통통 튀는 하영의 에너지는 마치 다른 세계관처럼 겉돈다. 특히 만화 속 인물 같은 하영 캐릭터는 붕 뜬 채 '이런 엿같은 사랑' 세계를 둥둥 떠다닌다. 현실에 발 붙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배우들은 애를 쓴다. 정해인은 멜로 눈빛으로 설렘을 선사한다. 하영은 캐릭터를 살리려 열심히 뛰어다닌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2006년식 감성을 2026년의 트렌드로 탈바꿈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클리셰의 향연임에도, 아이러니하게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 10일 기준 18개 국가 및 지역 넷플릭스에서 1위에 올랐다. 정해인의 이름값과 한국 로맨틱 코미디를 향한 글로벌 팬들의 관심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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