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면 먹통될라···모바일 인터넷 속도 1%로 확 낮추는 실험한 대만

박은하 기자 2026. 8. 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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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모바일 인터넷 속도 저하 실험
한광훈련 일환…전시 통신두절 가정
‘30분’ 훈련 “무의미” “늘려야” 평가도
10일 대만 타이중에서 한 시민이 모바일 인터넷 속도 저하 모의 훈련 안내 문자를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만이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해 통신이 두절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모바일 인터넷 속도를 일부러 대폭 늦추는 실험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훈련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로이터통신과 대만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연례최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의 일환인 ‘통신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 모의 훈련’은 10일 오후 2시 30분부터 3시까지 30분간 대만 중부 타이중시를 중심으로 실시됐다. 훈련이 시작되자 사이렌이 울리고 시민들은 대피했다. 타이중시청 불이 꺼졌으며 청사 내 은행 등도 영업을 중단했다. 시민들은 편의점 등에서 대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통화 등 휴대전화의 기본 기능은 유지됐으나 인터넷 연결 속도는 평소의 1% 수준으로 느려졌다. 라인 메신저 등이 사실상 먹통이 되고 모바일 게임은 불가능했다. ATM이나 신호등 등 주요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유선 전화와 실내 와이파이 서비스 등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로이터통신은 대만 일반인들의 일상에는 거의 동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대만 정부는 지난 7일 오후부터 대만 전역에 영어와 중국어로 된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상세한 훈련 계획을 미리 알렸다.

대만 당국은 공식 보도자료와 알림 메시지 등을 통해 훈련은 비상상황이 발생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때 민간인들이 가족과의 연락을 유지할 방안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홍보했다. 한국, 싱가포르, 유럽연합(EU) 등도 사이버 공격이나 통신 두절을 가정한 훈련을 한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통신 두절을 가정한 광범위한 실험이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방글라데시가 2016년 심야 인터넷 차단 상황을, 러시아가 2021년 국내외 인터넷 연결 차단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한 적이 있다.

이번 훈련이 대중을 광범위하게 군사훈련에 끌어들였으며,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거루쥔 대만 국민당 의원은 홍콩 언론 단전매에서 “대만은 인터넷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국민이 진정한 통신장애를 겪지 않았고, 대만 정부는 위성 통신 백업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아서 ‘통신 두절 후 백업’을 확인할 수도 없다”며 “의미가 불분명한 훈련”이라고 말했다.

훈련이 오후 시간 일부 도시에서 30분만 진행되는 것은 주식투자 등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반면 해바라기 운동 이후 창간한 웹진 ‘뉴블룸 매거진’의 창립자 브라이언 히오는 “대만은 중국군의 회색지대 작전이 증가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고,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은 이러한 위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중 주민 장모씨는 “훈련시간이 고작 30분밖에 되지 않아 외딴 산간 지역에서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할 때와 느낌이 비슷했다”며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면 반나절이나 하루 종일 해서 일반 시민이나 기업들이 영향력을 체감하고 진지하게 대응 방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중앙통신사에 말했다.

중국의 대만 위협 회색지대 전술의 대표 사례로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공격이 꼽힌다.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국적 불명의 선박이 해저 케이블을 끊는 사례가 최근 몇년 동안 빈번하게 발생했다. 대만은 대안으로 위성 통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일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아마존은 2027년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만은 13일 타이베이에서도 해당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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