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저협, ‘AI 활용 음악’ 저작권 등록 길 열었지만···“법·제도 미비” 정치권 제동

윤승민 기자 2026. 8. 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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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음악을 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지만, 관련 법규 미비로 시작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AI 활용 음악의 저작물 등록을 국내 최초로 공식화하자, 정치권에서 “사회적·법적 기준이 먼저”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 음악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어떠한 사회적 합의도, 입법적 결론도 내려진 바 없다”며 “법도, 제도도, 사회적 합의도 마련되지 않은 사안을 특정 단체가 자체 규정을 통해 사실상 먼저 정하고, 그 방향을 전제로 국회의 논의가 이어지는 잘못된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음저협이 AI 활용 음악의 저작물 등록이 가능하도록 최근 바뀐 ‘음악저작물 신고·등록에 관련 규정’을 문제 삼았다. ‘어떤 AI 도구를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을 함께 증빙하면 AI 활용 음악도 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음저협은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관련 규정 개정을 의결하고 지난 3일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고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김 의원은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어디까지 저작물로 인정할 것인지,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등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회적·법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역시 AI 음악의 저작물성이나 권리 인정 범위에 대해 어떠한 제도적 결론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신탁관리 단체가 AI 음악의 신탁과 저작권료 지급에 관한 기준을 먼저 제시하고, 언론을 통해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을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며 “국회와 정부가 이를 뒤따라 논의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AI 음악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이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김 의원 주최·음저협 주관으로 계획됐지만 음저협이 AI 활용 음악 저작권 등록 인정 방침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전격 취소됐다. 음저협의 새 방침을 김 의원이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공지된 AI(인공지능) 활용 음악 저작물 신고·등록 기준 개정 안내. 음저협 홈페이지 캡처

반면 음저협은 음악계의 AI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제도 정비 전 협회 차원의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음저협은 지난 4일 “AI 활용 저작물에 관한 법적·제도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음악 창작 현장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정착되면서 이를 관리 체계 안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법·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음저협에 저작물을 등록한다고 해서 바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거나 권리 관계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저작권법상 저작물의 범위에 ‘AI 활용 음악’ 등을 규정한 부분이 추가돼야 한다. 다만 음저협은 저작물 등록이 AI를 이용한 창작을 국내에서 제도적으로 처음 수용한 상징적인 조치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 음악의 범위, 저작권료 배분 등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AI가 만든 음악이 인간이 만든 음악을 대체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법·제도 미비를 이유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AI 활용 음악에 기여한 인간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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