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美, 호르무즈 개방으로 종전 추진...비핵화 건너뛸 수도

박종원 2026. 8. 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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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란과 종전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단 호르무즈해협 문제만 해결하면 '승리 선언'으로 전쟁에서 손을 뗀다는 전망이 나왔다.

WSJ는 트럼프가 이란과 종전 협상에서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했으나 너무 어렵다고 판단하여 호르무즈해협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이란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트럼프가 전쟁 이탈을 원하는 동시에 해협 개방에 집중한다고 믿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란이 강경한 자세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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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계자들, 트럼프가 최근 호르무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해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호르무즈만 열리면 '승리 선언'할 듯
목표 했던 비핵화는 건너뛸 수도, 선거 전 물가 안정에 집중
트럼프, 이란 강경 태도에 "저강도 대응 중"
향후 군사 압박보다 경제 압박 시사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이란과 종전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단 호르무즈해협 문제만 해결하면 '승리 선언'으로 전쟁에서 손을 뗀다는 전망이 나왔다.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이란 비핵화 합의를 생략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선거 임박, 경제 직결된 호르무즈에 집중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 몇 주일 동안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전제로 승리를 선언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제목의 군사전문지 칼럼 링크를 공유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백악관 측은 미군이 이란에 할 수 있는 모든 군사 행동을 마쳤다고 판단했다. 이어 트럼프가 세계 해상 석유 운송의 약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해협의 통행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트럼프가 이란과 종전 협상에서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했으나 너무 어렵다고 판단하여 호르무즈해협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는 비공개 석상에서 일부 고위 보좌관들에게 해협 문제만 해결되면 비핵화 협상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관계자에 의하면 트럼프는 최근 몇 주일 동안 보좌관들에게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함께 진행한 이란 핵시설 폭격을 언급하고, 핵시설 3곳을 부쉈으니 이란이 자신의 임기 동안 핵개발을 재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트럼프가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계속 감시하고,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면 이란 항구 봉쇄를 철회하고, 지금 같은 휴전 상태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해협으로 방향을 돌린 또 다른 이유는 중간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름값과 물가를 최우선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일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L)당 4.02달러였다. 해당 가격은 이란전쟁 발발 이틀 전인 지난 2월 26일 기준으로 갤런당 2.98달러였다.

미국 정치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이란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트럼프가 전쟁 이탈을 원하는 동시에 해협 개방에 집중한다고 믿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란이 강경한 자세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선박들이 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군사 대응보다 경제로 "저강도" 대응
지난 3일부터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 복원 협상을 시작했다고 알려진 이란은 8일 미국을 상대로 전쟁 배상과 이란 주변 미군 철수 등, 양해각서보다 강력한 내용의 6대 요구조건을 내밀었다. 이란 측은 미국이 해당 요구를 수용해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9일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해 "미국은 저강도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과 부분적으로 협상하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는 막대한 물가상승에 시달리고, 돈이 없는 이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이란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과 협상에 대해 "잘 해결될 것"이라며 "항상 잘 해결되곤 한다. 이건 마치 체스 게임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돈이 없다'는 제목의 그래프를 올리고 이란이 "51년 동안 나쁜 행태를 보였다"고 적었다. 해당 그래프는 이란 화폐인 리알의 가치 하락이 표시되어 있으며 우측 하단에 '화폐가 쓰레기다'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 공격보다 경제적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가 이란 문제에 대해 분노나 좌절감을 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호르무즈해협과 이란 항구에서 이란 관련 선박의 통행을 봉쇄하고 있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9일 발표에서 여전히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 체결 직후 봉쇄를 잠시 풀었던 미군은 지난달 15일부터 봉쇄를 재개했다.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9일 현재 상선 55척 항로를 변경시키고 2척을 무력화했으며 2척을 승선 검색해 봉쇄 조치를 준수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30일 이란 나탄즈 근처에서 '곡괭이산' 지하 핵시설 입구를 촬영한 위성사진.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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